골목상권 흔드는 '뜨거운 감자'…유통법 개정 속도?
선거 이후 입법 재개 전망…의무휴업·새벽배송 완화 쟁점
규제 형평성 명분에도 소상공인·지역상권 보호 장치 필요
2026-06-02 16:05:44 2026-06-02 16:05:44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하역장(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6·3 지방선거 이후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지 주목됩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소비자 편익과 유통산업 경쟁력 강화, 골목상권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소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그동안 선거 국면에서 소상공인과 유통업계 노동조합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했지만, 선거 이후 본격적인 입법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의무휴업일 규제를 완화하고 온라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현행 제도가 급변하는 유통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대형마트에만 영업 제한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은 365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의무휴업 규제로 인해 동일한 경쟁 여건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단체들은 규제 완화가 골목상권 생존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미 온라인 플랫폼과 대형 유통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영업 규제까지 완화될 경우 지역 상권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상공인단체들은 의무휴업 제도가 소비자를 전통시장과 동네 상권으로 유도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합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현재 논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유통 플랫폼 기업 간 규제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오프라인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소상공인과 대형 유통 플랫폼 간 상생 문제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형마트뿐 아니라 식자재마트 등 준대형마트들도 출점을 확대하며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별다른 규제 없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새벽배송 규제까지 완화하는 것은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상공인단체들은 유통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형평성보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거대 자본과 상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 개선이 먼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규제 완화 여부만을 놓고 찬반 대결을 벌이기보다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통시장 환경을 고려해 소상공인 보호와 골목상권 생태계 유지를 위한 보완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통시장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며 "유통 환경 변화에 맞는 제도 개선과 함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공 플랫폼을 확대하고 이커머스·유통 플랫폼의 물류 거점을 소상공인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구축하는 등 상생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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