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DB하이텍, '반도체 디벨로퍼' 나섰지만 이웃 부지 갈등에 차질
자사 공장 증설 넘어 산단 분양사업 나섰으나
인접 물류센터 방치로 2022년 수해 직격탄
인프라 복구 분쟁 휘말려…분양 토지 장기 재고로 묶여
2026-05-29 11:21:33 2026-05-29 12:22:57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DB하이텍이 충북 음성군 감곡산업단지의 직접 시행사로 '반도체 디벨로퍼' 역할을 자처했으나, 예기치 못한 인접 부지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기존 상우공장을 핵심 앵커(Anchor) 시설로 두고 그 주변으로 부지를 넓혀 산단을 직접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자사 팹 증설에 쓰고 남은 잔여 부지를 외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분양(매각)하려던 애초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단은 2022년 여름 발생한 집중호우입니다. 당시 산단 북측 부지에서 물류창고 신축 공사를 하던 시공사가 대금을 받지 못해 현장을 방치했고, 방재 시설조차 없던 이 부지에서 대량의 토사가 흘러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DB하이텍이 산단 내에 조성해 둔 도시계획도로와 배수로 등이 심각한 침수 및 파손 피해를 입었습니다.
 
관할 지자체인 음성군청은 산단 시행자인 DB하이텍에 "준공 전까지 훼손된 도로를 원상복구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DB하이텍은 침수 피해가 확산한 핵심 원인이 산단 북쪽 부지가 공사 차질로 방치된 데 있다고 보고, 도로 복구 책임 규명과 산단 준공 지연을 막기 위해 지주 등 관계 기업들을 상대로 현재까지 치열한 법적 분쟁 중입니다.
 
이러한 이웃 부지 갈등에 산단 분양 사업은 지연된 상태입니다. DB하이텍은 지난 2024년 감곡산단 부지 일부를 외부 분양 목적으로 용도 변경하며 약 182억원 규모를 재고자산(미완성공사)으로 분류했습니다. 통상 분양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공사 진척에 따라 자산이 대체되거나 분양 수익이 발생해 장부 금액이 차감됩니다. 하지만 올해 1분기말 기준 해당 미완성공사의 장부금액은 201억원으로 늘어나 있습니다. 여기에 분양용 토지의 가치 하락에 대비해 2024년부터 설정해 둔 '재고자산 평가충당금' 약 24억원 역시 올 1분기까지 변동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 음성군청 관계자는 "수해 복구 및 소송과 관련된 문제 때문에 (감곡산단) 전체 준공이 지연됐다"며 "준공 지연을 타개하기 위해 DB하이텍 측에서 소송이 얽혀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분할해 현재 소송 문제가 없는 부지에 대해서만 우선적으로 올해 부분 준공을 하려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및 전기차 성장에 따른 전력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대규모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주요 반도체 ETF에 편입되는 등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지만, 핵심 거점인 감곡산단의 증설 속도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DB하이텍 반도체 공장. 사진=DB하이텍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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