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확대' 압박에 대대적 성과 홍보 나선 은행권
2026-05-18 17:01:08 2026-05-18 17:34:13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은행권이 소상공인 컨설팅 사업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기조에 적극 화답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은행 등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과 중저신용자 금융지원 확대를 잇달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금융협회와 금융사들은 정부 기조를 의식해 관련 성과를 이례적으로 적극 홍보하는 모습입니다.
 
소상공인 컨설팅 성과 강조
 
은행연합회는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공동 소상공인 컨설팅 사업 성과공유회'를 열고 은행권이 공동 추진한 소상공인 지원 사업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은행권 소상공인 컨설턴트와 수행 기관 관계자, 소상공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은행권 맞춤형 소상공인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는데요. 은행권은 총 800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100회의 일대일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창업 컨설팅은 예비 창업자와 사업 초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업성 검토와 초기 경영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고 폐업 컨설팅은 폐업 절차 정리와 손실 최소화, 재취업·재기 지원에 무게를 뒀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사업 참여자 만족도는 평균 94.3점으로 집계됐습니다. 창업 컨설팅은 95.2점, 폐업 컨설팅은 93.7점을 기록했으며 전체 참여자 800명 중 682명이 설문에 응답해 85%의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현장에서는 실제 사업 운영 과정에서 겪는 고민을 구체적인 실행 과제로 전환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창업 컨설팅 참여자들은 상권 분석과 고객층 설정, 예상 비용과 마케팅 전략 등을 구체화하며 막연했던 창업 계획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폐업 컨설팅 참여자들도 세금 신고와 임대차 계약, 원상회복 비용 정리 등 복잡한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하며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연합회는 컨설팅 우수 사례도 공개했습니다. 경기 평택에서 힐링 카페 창업을 준비 중인 한 예비 창업자는 컨설팅을 통해 체험 프로그램 중심 아이디어를 실제 수익 모델로 전환했으며 객단가와 손익분기점, 운영 인력 구조까지 반영한 구체적인 창업 로드맵을 수립하며 초기 리스크를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서울 종로에서 한옥 스테이를 운영 중인 사업자는 숙박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한 브랜드 전략을 구축했고 외국인 관광객 대상 SNS 마케팅과 스토리텔링형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비수기 대응 체계도 마련했습니다. 폐업 컨설팅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인천에서 닭발집을 운영하던 한 소상공인은 매출 감소와 임차료 부담으로 폐업을 결정한 뒤 점포 철거비 지원과 세무 신고, 재취업 프로그램 연계를 지원받았으며 서울 성북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한 자영업자는 보증금 회수와 폐업 절차를 정리하고 재창업·재취업 방향까지 구체화했습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은 민생경제 최전선에서 경기 변화와 비용 부담을 직접 마주하는 고객"이라며 "은행권도 자금 공급에 머무르지 않고 창업 준비와 경영 안정, 폐업·재기 과정까지 함께 살피는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공동사업 경험과 우수 사례를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해 소상공인의 자생력 제고를 뒷받침하고 포용금융 취지에 부합하는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공동 소상공인 컨설팅 성과공유회'에서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우수이수자 및 우수컨설턴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행연합회)
 
정부 ‘포용금융’ 압박 속 은행권 대응 강화
 
은행권은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확대 압박에 적극 화답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금융권을 향해 금융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강화를 연이어 주문하고 있는데요. 이 대통령은 "가장 절박한 사람이 가장 비싼 이자를 부담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중저신용자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청와대도 기존 금융 시스템이 과거 금융이력 중심으로 설계돼 금융 취약계층을 구조적으로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포용금융추진단' 출범시키고 신용평가 체계 개편과 중금리대출 확대, 서민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등이 주요 과제로 논의할 전망입니다. 
 
은행 등 금융사들에 대한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업권의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는 27조810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1000억원 줄었습니다. 건전성 관리 강화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은행권도 포용금융 성과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과 이자 환급,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확대 실적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사회공헌 성과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포용금융 확대에 따른 건전성 부담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정책금융 강화, 주주환원 확대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올해 들어 소폭 하락했는데요. 생산적 금융 확대와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충당금 적립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 확대 자체는 금융권도 공감하는 방향"이라면서도 "중금리대출과 정책금융 확대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건전성과 자본관리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행권이 소상공인 컨설팅 사업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며 포용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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