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로스쿨 추합 통계, 비밀 아냐"…법원, '수험생 알권리' 손 들어줬다
건국대 "로스쿨 정보 공개 땐 서열화 우려…영업비밀" 주장
법원 "로스쿨 입시 정보는 '직업 선택 자유' 보장에 필수적"
2026-05-08 18:43:24 2026-05-08 18:43:24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최초 합격자와 추가 합격자 통계는 대학의 영업비밀로 볼 수 없으므로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2025년 8월2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공동입학설명회에서 수험생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준영)는 지난달 10일, A씨가 건국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낸 로스쿨 합격자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앞서 A씨는 건국대 로스쿨 측에 신입생 선발과 관련한 지원자·합격자 숫자,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 학부 성적, 최초 합격자와 추가 합격자 통계 등을 공개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건국대는 A씨에게 일부 정보만 제한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대학·연령·계열별 정보는 최종 합격자 숫자만, LEET 성적과 학부 성적은 원점수 기준 평균점과 25%·50%·75% 지점만 공개했습니다. 나머지 정보에 대해선 "공개될 경우 법인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정보공개법상 '법인 등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비공개했습니다. 
 
이에 A씨는 행정심판을 제기했습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건국대가 대학별·연령별·계열별 지원자 수와 합격자 수, LEET·학부 성적 일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최초 합격자와 추가 합격자 숫자를 공개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A씨는 이런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번에 건국대 측이 로스쿨 최초 합격자와 추가 합격자 숫자도 공개해야 한다고 결론을 낸 겁니다. 재판부는 "최초 합격자와 추가 합격자 통계를 대학의 영업비밀로 볼 수 없다"며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자 하는 국민이 건국대 로스쿨 지원 여부를 결정하거나 지원 후 합격 여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해야 한다"며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에 관한 정보는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건국대는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로스쿨 서열화 논쟁이 발생하고, 특별전형 학생과 일반전형 학생 사이의 학력 편차에 대한 갈등이나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존에 공개된 정보와 결합하면 입학생 신원이 특정될 우려도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법학전문대학원 간 서열화와 전형 간 학력 편차에 대한 인식 문제는 추가합격 비율에 관한 이 사건 정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문제라고 볼 수 없다"며 "입학생의 신원 특정에 대한 우려는 막연하고 구체적이지 않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건국대가 행정심판을 거치며 이미 지원자 수, 합격자 수, LEET 성적, 학부 성적 등을 세부적으로 공개하게 됐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서 기존 공개정보보다 중대하게 경영상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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