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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4일 18: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가구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업황 전반에 부담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모바일 플랫폼의 부상까지 맞물리며 산업 지형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가구 소비는 한 번에 갖추는 패키지형 구매에서 벗어나, 취향에 따라 나눠 사는 분산형 소비로 이동하는 추세다. 전통 제조사 중심이던 가구 산업이 플랫폼과 유통, 라이프스타일이 결합된 복합 산업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수요 둔화와 비용 상승, 경쟁 심화가 동시에 겹치며 업계는 어느 때보다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가구업체들의 생존 전략과 그 한계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가구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 기존 전통 제조사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패키지 가구 위주의 제품을 팔던 것과 달리 이제는 모바일 플랫폼 안에서 취향에 맞춘 개별 가구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적 부진을 겪던 제조사들은 이제 29CM, 오늘의집 등 모바일 플랫폼 입점을 반등의 '디딤돌'로 삼는 모습이다. 모바일 플랫폼도 인지도가 높은 가구들을 입점시키며 소비자들의 신뢰성을 얻고 있다. 전통 제조사와 모바일 플랫폼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협업 모델로 재탄생 중이다.
서울 종로구 북촌, 오늘의집 상설전시장. (사진=뉴시스)
전통 가구사 주춤에 플랫폼 급성장…가구 시장 주도권 이동
14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전통 국내 가구 업체는 점점 외형이 쪼그라들고 있다.
한샘(009240)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 7445억원으로 전년 1조 9084억원 대비 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85억원으로 전년 312억원 대비 41% 감소했다.
현대리바트(079430) 역시 지난해 매출액 1조 5462억원으로 전년 1조 8707억원 대비 17%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157억원으로 전년 240억원 대비 34.6% 줄었다.
이와 대조되는 흐름으로 온라인 플랫폼은 성장세를 보인다. 오늘의집은 2024년 2879억원으로 첫 흑자를 달성했고 연간 거래액 2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의 이구홈은 지난 1~2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이사 및 혼수 수요가 몰리며 전년 대비 101% 올랐다.
과거 가구 소비는 결혼 등 특정 이벤트에 맞춰 대형 매장에서 패키지로 구매하는 '목적형 소비'가 주를 이뤘다. 반면 최근에는 모바일 기반 검색과 콘텐츠를 통해 가구를 선택하는 '일상형 소비'로 전환되는 추세다. 1인 가구 증가세 등도 오늘의집, 이구홈 등 모바일 플랫폼이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다.
이에 전통적인 가구 업계는 모바일 플랫폼을 '디딤돌'로 보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들 간의 관계를 경쟁이 아닌 '동반 성장 모델'로 해석한다. 제조사는 제품 경쟁력을, 플랫폼은 고객 접점을 제공하며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구조다.
국내 주요 가구업체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존 가구 시장이 30~60대 혼수·이사 중심이었다면, 플랫폼은 집 꾸미기를 즐기는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가구사에게 플랫폼 입점은 고객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플랫폼을 통한 가구 매출은 증가하고 있으며 판매 채널이 확대된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요 가구업체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모바일 플랫폼은 경쟁 상대가 아닌 함께 시장 파이를 키워갈 핵심 파트너"라며 "플랫폼의 강점인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으로 숨은 수요를 발굴하고, 가구업계가 보유한 기존 유통 역량과 연결해 침체된 업황을 함께 돌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늘의집 오프하우스. (사진=오늘의집)
경쟁 아닌 '공생'…플랫폼은 쇼룸 제조사는 공급자
이처럼 가구 모바일 플랫폼들은 소비자들이 대형 가구 패키지 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단품 및 인테리어 투자 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기존 가구사들은 이러한 플랫폼을 전략적 유통 채널로 활용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실제 이구홈은 최근 알로소, 일룸, 까사미아, 한샘 등 주요 가구업체를 입점사로 입점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이구홈에 입점한 국내 가구 브랜드 수는 2023년 대비 8배 증가했다. 일룸은 최근 29CM 라이브 방송 진행 후 24시간 만에 거래액 3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기존 가구사의 온라인 쇼룸 역할도 한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은 인근 거주자나 방문객만으로 한정됐지만, 온라인 플랫폼은 전국 단위로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어서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영업망 확장에 목마른 전통 가구사와 다양한 카테고리 및 가격대의 상품 라인업이 필요한 플랫폼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플랫폼 업계는 기존 가구사들과 서로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파트너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샘은 지난해 실적 반등 전략으로 오늘의집, 쿠팡, 네이버 등 제휴몰과의 협업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가구 업계 전반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플랫폼과 기존 가구사 간의 결속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기존 가구사들의 우수한 상품 제조 역량과 플랫폼이 가진 압도적인 온라인 고객 접점이 결합해 윈윈 전략이 현 업황을 타개할 필수 요소"라고 제언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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