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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도시은 기자] 금융당국의 최근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의에서 메리츠증권이 제외됐다. 금융당국이 제외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화전기 BW 거래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수사가 장기화한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발행어음 사업 진출 시점이 다시 불확실해진 가운데, 기존 부동산금융 중심 구조를 얼마나 다변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발행어음 인가 지연…자금 조달 경쟁력 격차 우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위한 내부 준비를 사실상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발행어음 인가만 받으면 바로 상품 출시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하 상품이다. 종투사가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 가능한 단기 금융상품으로, 기업금융(IB) 사업 확장의 핵심 재원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인가 지연으로 자금 조달 시점이 늦어지면서 경쟁사 대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같은 심의 대상에 오른
삼성증권(016360)이 인가를 받을 경우, 선제적인 자금 확보를 통해 IB 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이 '조달→투자→수익'으로 이어지는 IB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초기 진입 시점 차이는 중장기 실적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규제 환경 역시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은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증권사가 부동산 투자 시 대출, 채무보증 등 투자 형태별로 순자본비율(NCR) 위험값이 채무보증 18%, 펀드 60%, 대출 100%로 각각 적용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부동산 사업장별 진행단계 등 실질 위험 수준과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위험값이 낮은 채무보증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해 왔다.
실제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과 채무보증 규모를 살펴보면 2022년 말 기준 4조5000억원 수준이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9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채무보증 규모 역시 22조5000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대출·채무보증·펀드 등 투자 형태별로 일률 적용되던 NCR 위험값이 사업 단계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실질 위험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아울러 부동산 채무보증뿐만 아니라, 그 외의 부동산 투자형태(대출, 펀드)를 모두 포괄하는 '부동산 총 투자금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부동산 쏠림 구조"…수익·리스크 동반 확대
메리츠증권은 전통적으로 부동산금융에 강점을 지닌 증권사다. IB부문 손익은 대부분 부동산PF 인수주선 및 채무보증 수수료로 구성되어 있으며, 배당수익을 제외한 금융부문 손익의 경우 주로 IB부문과 연계한 기업대출과 보유채권 이자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문별 손익은 기업금융 및 IB 4021억원, 세일즈앤트레이딩 2308억원, 여신전문금융 1162억원, 리테일 78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순이익 7663억원 가운데 IB부문 비중은 52.5%를 차지하고 있다. IB부문 손익은 전년 2938억원에서 4021억원으로 36.9% 뛰며 전년 대비 10% 늘어난 전체 순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이 같은 실적은 부동산 PF 매입확약 중심의 적극적인 위험 인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리스크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리스크는 자산 건전성 지표의 악화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말 별도기준 대손충당금은 3029억원에서 2025년 말 3710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도 6049억원에서 1조1774억원으로 급등했다. 요주의이하자산액 역시 증가세를 보이며 부동산 익스포저 확대가 자산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자산 건전성 부담이 확대되면서 자본 완충력 확보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11월에는 5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은 6조9042억원에서 8조1654억원으로 18.3% 확대됐다. 2025년 CPS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영업용순자본 규모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다만 높은 위험선호 성향으로 총위험액 증가 속도가 빨라 자본 확충 효과는 일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결국 발행어음 인가 지연과 부동산 규제 강화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기존 부동산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IB 사업 확장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향후 발행어음 인가 여부와 IB 체질 개선 속도가 이러한 구조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지가 중장기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발행어음 관련 사업은 기존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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