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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프라임] 쓰기의 괴로움, 읽기의 즐거움
2026-04-10 17:13:39 2026-04-10 17:13:39
[뉴스토마토 오승훈 산업1부장] 언젠가 선생이 말했다.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보통 10년이 넘으면 도가 트여서 눈 감고도 그 일을 하는 경지에 이른다는데, 이놈의 글쓰기는 30년이 넘어도 도가 트이지 않아 빈 원고지를 보면 이 넓은 지면을 어찌 채울지 한숨부터 나온다고. 첫 문장의 두려움을 덜 속셈으로 이 말씀에 기대어 글을 열었지만, 한편으로 많은 작가(지망생)들이 선생님의 ‘한숨’에 위로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 나처럼.
 
박완서 선생은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라고 말했다.(일러스트=오승훈)
 
팔십 평생을 갈무리하는 유언처럼
 
물론 선생의 문학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위안이었으나, 그것이 위안이 되기까지 선생의 삶은 곡절이 많았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독재를 건너온 것도 모자라, 남편과 아들을 한 해에 잃은 비할 데 없는 고통을 당했다. “박완서는 한국 현대사의 질곡과 개인사적인 아픔을 문학으로 승화했다”는 말은 맞지만, 이 말은 참 잔인하게 들린다. 연옥의 세월을 견뎌내기까지 선생이 흘렸을 피눈물을 헤아릴 수 없는 난, 그저 선생이 떠난 빈자리를 서성일 뿐이다. “세월이 연마한 고통에는 광채가 따르는 법”이라는 선생의 빛나는 혜안은, 그래서 더 찡하다.
 
남게 될 우리가 되레 안쓰러워서였을까. 큰따님이 선생의 책상 서랍에서 찾아낸 미출간 원고들을 엮어 지난 2012년 펴낸 <세상에 예쁜 것>(마음산책 펴냄)은 이승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당신의 안부인 것만 같다. 여러 글 가운데 주로 2000년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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