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상장' 신주배정법 난항
기존주주 최소 25% 배정 추진 불발
우리사주·연기금 등 '배분 딜레마'
금융위·국회 15~70% 간극도 여전
2026-03-31 17:59:25 2026-03-31 18:12:16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국회는 조만간 소위를 다시 열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공모주 배분 구조를 둘러싼 조율이 과제로 남아 단기간 내 통과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3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에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정됐으나 다른 법안 심사가 길어지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여야 간 입법 취지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구체적인 신주 배정 비율과 공모주 배분 구조를 두고 정책적 조율도 마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해당 법안들은 '쪼개기 상장'으로 불리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 소액주주에게 신규 공모주의 최소 25%를 우선 배정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중복상장이 전면 금지되더라도 예외 조항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법안은 기존 주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금융당국이 설정한 제한적 예외 상황에서 모회사 주주가 의무적으로 신주를 매수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신주 배정 비율은 단순히 퍼센티지 문제가 아니라, 기존 주주와 투자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제로섬 구조'를 조정하는 핵심 변수이기도 합니다. 이미 의무 배정 물량 비율이 정해져 있어 일반투자자와 중소·벤처기업에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IPO 배정 구조를 보면 유가증권시장은 우리사주(20%), 일반청약(25% 이상), 하이일드 펀드(5% 이상) 등이 우선 배정됩니다. 특히 코스닥은 벤처투자신탁(25% 이상)까지 포함돼 최대 85%가 정책적 목적으로 사전 확정돼 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15% 배정안이 사실상 재량껏 조정할 수 있는 기술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배정 비율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 간극도 큽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모회사 주주 대상 배정 비율을 15% 수준으로 제시한 반면, 여당에선 25%에서 최대 70%까지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20% 이내에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우선 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회는 내달 2일 소위를 다시 열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배분 구조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 한 단기간 내 통과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여기에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합병가액 공정성 확보 등 정부가 우선순위로 둔 국정 과제들에 밀려 물적분할 안건은 심사 순위에서도 하단에 배치된 실정입니다. 정무위 한 관계자는 "모회사 주주를 보호하려다 오히려 IPO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저해하거나 타 투자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먼저 정리돼야 소위에서 실무적인 절충안 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2025년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