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이냐 수사방해냐’…윤석열 ‘이종섭 도피’ 의혹 공판 개시
특검 “이종섭 도피시키려 대사 임명”
발언 나선 윤석열 “특검 기소 비정상”
2026-03-31 17:28:09 2026-03-31 18:31:18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덮기 위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킨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씨가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윤석열씨가 지난해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3월31일 윤씨의 범인도피·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윤씨는 2024년 3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채해병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로 수사받던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대사로 임명하고, 공수처의 출국금지 처분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을 출국시킨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이 전 장관 대사 임명과 출국 과정에 관여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외교부 1차관,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심우정 법무부 차관도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특검은 이른바 ‘VIP 격노설’ 등 수사 외압 의혹 관련 공수처 수사망이 좁혀오자 윤씨가 핵심 인물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킬 목적으로 호주대사 임명을 선택했다고 봤습니다. 이 전 장관은 윤씨로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받은 인물로 지목됩니다. 
 
특검은 “윤씨는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특검법까지 만들어지자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내보내기로 했다”며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에서 이 전 장관에 대한 검증을 형식적으로 진행했고, 공수처 출국금지 처분에도 법무부가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출국금지를 해제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윤씨 측은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윤씨 측은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건 대통령의 인사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씨를 대리하는 채명성 변호사는 “이번 재판은 비극적 사고에 대한 애도와는 별개로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사법적으로 단죄할 수 있는지 그 법리적 한계를 묻는 재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본 사건은 정책적 결정과 인사권 행사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그 본질이 형사 책임의 문제로 확대 재생산됐다”며 “특검 주장은 추론에 기반하고 있다.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채 변호사는 “범인도피죄는 수사기관을 기망했다는 사실이 전제돼야 한다”며 “그런데 이종섭은 스스로 출석해 조사받았고 (대사 임명 뒤에도) 언제든 귀국해 조사받겠다고 약속했다. 오히려 공수처가 소환조차 제대로 않고 출국금지만 수차례 연장한 건 불법에 준하는 비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윤씨도 직접 발언에 나서 특검 기소가 비정상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윤씨는 “이종섭은 국방장관 시절부터 방산 수출에 상당한 성과를 냈던 사람”이라며 “호주에서 발주하는 호위함 수주에 이점이 있겠다고 생각 임명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공수처가 출국금지만 연속해서 연장하고 소환하지 않는 건 검찰 같으면 징계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측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범인 도피 혐의와 관련해 “호주대사 임명 행위가 범인 도피 직접 목적에 해당하는지 논쟁이 있다”며 “피고인 측에서 호주대사 임명 실익이 있다고 주장하니 그 부분을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호주대사 임명으로 공수처 수사에 차질이 왔는지도 쟁점으로 살피겠다고 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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