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차질·물류비 급등…수출기업도 'K자형 양극화'
수출기업 '이익 방어' 비상
석유화학 등 취약 업종 타격 ↑
2026-03-26 18:07:55 2026-03-26 18:17:07
[뉴스토마토 윤금주 수습기자] 중동 전쟁이 한 달가량 지속되면서 원자재 수급 불안 등 공급망 차질 여파가 실물경제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해운 등 관련 영향이 집중되는 산업을 중심으로 물류비 급등과 자금조달 등 유동성 문제가 커지면서 수출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양극화' 현상도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석유화학' 직격탄…취약 업종 리스크 확대
 
우선 중동 전쟁 장기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수출기업입니다. 글로벌 운송 비용이 상승하면서 수출기업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6일 무역보험공사에서 나성화 산업통상부 무역정책관 주재로 열린 주요 '수출기업 간담회'에서도 참석한 기업들의 어려움 호소가 주를 이뤘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해상운임지수 급등과 전쟁위험할증료 등 직접적인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또한 대외 리스크 확대로 인한 자금조달 및 대금 결제 지연 가능성 등 유동성 문제와 원자재 수급 불안 등 공급망 이슈에 대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업종별 'K자형 양극화' 현상은 중동 전쟁 발발 이전에도 국내 산업에서 꾸준히 지적돼 왔던 문제입니다. 실제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86% △지난해 2분기 -7.85% △지난해 3분기 -3.40%로 감소세가 지속된 반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은 전기·전자 업종은 △지난해 1분기 5.91% △지난해 2분기 2.20% △지난해 3분기 8.95% 등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업종별 온도차가 뚜렷하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산업 간 양극화가 중동 전쟁 장기화로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한은도 중동 사태로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석유화학 업종의 재무건전성이 추가로 악화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종은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유 수입 구조로 인해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중국발 글로벌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기 어려운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장정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에서 "확전이 되면 당연히 우리 실물경제와 금융 쪽에서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며 "관련 업종에 영향이 클 것이고 그래서 그 충격이 전이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계속해서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자금조달 '격차 확대'…중소기업 '부담 가중'
 
석유화학 등 취약 부문의 '기업 규모별 양극화'도 확대될 우려가 나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이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차입 중심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주가수익스와프 등 비차입금 부채를 활용한 자금조달을 늘리고 있지만, 업황 부진 속에서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 접근성이 더욱 제한돼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기준 기업 규모별 대출 증가율은 대기업이 4.7%를 기록했지만, 중소기업은 1.7%에 그쳤습니다. 반면 기업의 비차입금 부채 규모는 2024년 20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7조5000억원으로 약 7조원 증가했습니다. 장 부총재보는 "비차입금 부채가 기업 부채 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고 금융기관의 직접적인 영향도 제한적"이라면서도 "구조조정 기업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이나 이런 일부 업종의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 상황이 안 좋아졌을 때 그런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중동 전쟁의 영향을 받은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80억원 규모의 긴급지원바우처 지원(3월 말 접수분까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긴급 유동성 지원(24조2000억원) △중동 수출기업 애로에 대한 원스톱 대응 지원 등이 추진됩니다. 장 부총재보는 "특히 취약 기업들이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니터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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