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베팅 합병 10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투자전문 도약
대우증권 인수 후 몸집 불려 대형증권사 우뚝
자기자본 13조시대 개막, 합병 이후 두배 성장
2026-03-11 16:24:19 2026-03-11 16:53:55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1997년 자본금 100억원으로 출발한 금융회사가 30년도 채 되지 않아 국내 대형 증권사로 성장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창업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과감한 승부수가 있었습니다. 전환점으로 꼽히는 사건은 2015년 진행된 KDB대우증권 인수입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약 2조40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한국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를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박 회장은 과감한 베팅을 선택했습니다. 국내 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 역량을 갖춘 초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이후 2016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하며 통합 법인이 출범했습니다. 통합 법인은 자기자본 6조7000억원, 총자산 63조원, 고객자산 221조원, 연금자산 8조원 규모로 단숨에 국내 최대 증권사로 올라섰습니다.
 
통합 법인 출범 10년 후, 당시 박 회장의 결단은 숫자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11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의 자기자본은 합병 전 단독 자기자본 약 6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3조3000억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자기자본 규모는 종합투자계좌(IMA), 발행어음, 신탁업무 등 고부가 금융서비스 수행 능력을 좌우한다는 측면에서 기업의 재무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로도 평가됩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57억원에서 1조593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고객자산(AUM)은 217조원에서 600조원을 넘어섰고, 시가총액도 4조8000억원에서 40조원대 규모로 확대되며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체투자 확대·자산관리 체질 강화
 
단순한 외형 확대뿐 아니라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글로벌 투자 전문 회사로의 체질도 강화했습니다.
 
합병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투자 영역을 적극 확대했습니다. 국내 브로커리지 중심이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투자와 자산관리 중심의 수익 구조를 구축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자산관리와 연금, 투자은행(IB), 해외투자를 아우르는 종합 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불리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제도 도입 8년 만인 지난해 11월 처음 지정된 IMA 공동 1호 사업자이기도 합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통합 운용해 원금 지급과 실적배당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계좌로,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만 허용됩니다. 선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중소·중견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고객에게는 시중금리를 상회하는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게 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지정이 회사의 자기자본과 운용·리스크 관리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평가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벤처·혁신기업 등 생산적 금융 분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기존 자산관리(WM) 부문과의 시너지를 강화하며 맞춤형·프로젝트형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주식보상제도 확대, 디지털 투자환경 대응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실적 증가와 함께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해왔습니다. 2025 사업연도 기준 총 주주환원 규모는 약 6354억원으로, 당기순이익 약 1조5000억원을 감안하면 주주환원 성향은 약 40% 수준입니다. 회사의 성장과 주주의 이익을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임직원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보상 제도를 확대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디지털 분야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파격적인 스톡옵션을 제시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경영 성과와 기업가치 상승을 임직원 보상과 연계해 조직 전체가 성장을 공유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디지털 생태계 확장 대응 기조에 맞춰 조직 구조 역시 변화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국내 임직원 수는 2016년 12월 4818명에서 지난해 말 3449명으로 줄었습니다. 국내 지점 수도 같은 기간 169개에서 59개로 감소했습니다. 모바일 기반 투자 환경이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영업 중심 구조에서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이 재편된 것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주식회사로서 수익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기업의 핵심 역할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변화"라고 했습니다. 
 
전문경영인 체제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박현주 회장이 제시한 장기 전략과 철학을 토대로 전문경영인이 실행을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합병 이후 10년간 변화가 미래에셋그룹이 추진하는 '미래에셋 3.0' 계획과 맞물려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미래에셋3.0은 글로벌 디지털 월렛(Global Digital Wallet)을 중심으로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금융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참여하는 한편, 다양한 자산의 토큰화(Tokenization)을 추진해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와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래에셋그룹 전경. (사진=미래에셋증권)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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