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K하이닉스, HBM 호황에 현금 넘친다…회사채 의존 '축소'
다음달 3600억원 등 연내 1조 이상 사채·CP 만기
지난해 현금성자산 35조원으로 총차입금 상회
회사채 발행 의존도 낮추고, 자체 조달 집중 예고
2026-03-12 07:00:00 2026-03-12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0일 14: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000660)의 현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자금조달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풍부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외부 차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조달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올해에만 조 단위 상환 일정이 예정돼 있지만, 과거와 달리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고대역메모리반도체(HBM) 중심의 실적 개선과 정책금융 지원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자금조달 구조가 변화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올해, 조단위 상환 일정…HBM 호황이 바꾼 현금흐름
 
10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1조원 이상 규모의 상환 일정이 예정돼 있다. 다음 달 3700억원 규모의 채무 만기가 도래하며, 5월에도 1200억원 상환 일정이 이어진다. 이와 별도로 단기 운전자금 조달을 위해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과 3월 각각 1500억원 45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현재 남은 CP 잔액은 약 6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일부 CP는 오는 6월과 7월 만기가 도래한다.
 
일반적으로 만기 일정이 집중될 경우 기업들은 차환 발행이나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해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도 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성이 큰 만큼 과거에는 회사채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과거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대표적인 '큰 손' 발행사로 꼽힌다. 지난해에도 공모 회사채를 통해 약 7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투자 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
 
조 단위 상환 일정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대규모 회사채 발행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HBM 중심의 실적 개선으로 현금 창출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현재의 현금 창출력과 재무 여력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차환 부담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SK하이닉스 측은 <IB토마토>에 "중장기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펀더멘털과 실적이 모두 개선되면서 자체 현금 여력이 크게 확대됐다"며 "현재로서는 공모 회사채 발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재무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금성자산 35조 순현금 구조…자체 대응 능력 충분
 
재무구조 역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4조 9423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8조7091억)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총차입금은 24조 7578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이 전체 차입금을 웃돈다. 사실상 순현금 구조로 전환됐다.
 
이 기간 기업이 단기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에 대한 변제능력을 평가하는 유동성지표는 401.2%로 전년(242.4%)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23년 85.1%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내부 체력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현금 창출력도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1조 1364억원으로 전년동기 36조 489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잉여현금흐름 역시 25조원에 달한다. 영업활동으로 창출되는 현금이 투자와 차입 상환을 동시에 감당하고도 남는 수준까지 확대됐다는 얘기다.
 
특히 일각에서는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과 맞물리며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산업 지원 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정책금융을 활용하는 방식이 새로운 조달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SK하이닉스의 자금조달 전략은 기존 회사채 중심 구조에서 내부 현금과 정책금융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점차 다양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AI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의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되면서 자금조달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처럼 회사채 시장에 의존하기보다는 내부 현금과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 프로그램 등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조달 구조가 다변화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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