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배당 확대…건설사도 ‘밸류업’
2026-03-06 15:33:00 2026-03-06 15:33: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 소각을 병행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제도 개편이 맞물리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주주환원 강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입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028260)은 보통주 1주당 2800원의 결산배당을 확정했습니다. 배당 총액은 458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7% 증가한 규모입니다. 이와 함께 780만7563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으로, 금액 기준 약 9300억원 규모입니다. 2023년부터 추진해온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단계로, 발행주식 수 축소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 효과가 기대됩니다. 
 
현대건설(000720)은 5년 만에 배당을 늘렸습니다.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은 800원으로 전년(600원)보다 200원 인상됐습니다. 배당 총액은 약 9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3%가량 확대됐습니다. 최소 배당 기준을 상향 조정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조치로 해석됩니다. 
 
DL이앤씨(375500)도 주당 89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배당 총액은 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1% 증가했습니다. 회사는 연결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고, 취득 물량을 단계적으로 소각하는 중기 환원 정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GS건설(006360)은 실적 감소에도 배당을 확대했습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64% 이상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통주 1주당 500원을 배당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배당 총액은 255억원에서 424억원으로 약 67% 증가했습니다. 배당 성향 기준을 연결 순이익의 20%에서 25%로 높이도록 정책을 수정한 데 따른 것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주당 배당금 700원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최근 1년간 두 차례에 걸쳐 총 3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보통주 기준 자사주 비율은 4.0%에서 4.75%로 상승했습니다.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식 희소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우건설(047040)은 배당 대신 자사주 소각을 선택했습니다. 자사주 471만5000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으며, 규모는 약 420억원 수준입니다. 발행주식의 약 1.1%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17년째 무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 상승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입니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반영해 선제적 손실 처리(빅배스)를 단행한 만큼 당분간은 재무구조 안정과 유동성 확보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방침입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는 배경에는 제도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 소각해야 하며, 기존 보유분도 유예기간 이후 1년 6개월 내 처분해야 합니다. 또한 자사주 보유 목적과 처분 계획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도록 절차도 강화됐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업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주주환원 확대가 갖는 의미가 작지 않다고 평가합니다. 건설업은 회계상 이익과 실제 현금 유입 사이의 시차가 크고, 미분양 증가와 PF 보증 등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상존하는 산업입니다. 업황 부진 속 주주환원 확대가 재무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0.5배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 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게 평가되는 구조적 저평가 상태입니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의무 소각 이행시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가치(BPS)를 동시 개선을 통한 주당 가치 상승 효과는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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