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에 은행 창구 직원들 "조삼모사"
"업무시간 그대로 압박만 커져"
2026-02-26 14:14:16 2026-02-26 21:49:3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은행권이 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기조에 맞춰 금요일 근무시간 1시간 단축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창구 현장에서는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무 조정이 없는 상태에서 근무 시간만 줄어든다면 업무 강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달 6일부터 매주 금요일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합니다. 앞서 IBK기업은행이 지난 1월부터 수·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를 시행 중이지만,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가운데 전면 도입에 나선 것은 KB국민은행이 처음입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거쳐 상반기 중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도입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1시간 조기 퇴근 시행이 근무 문화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불필요한 회의나 관행을 줄이고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단축근무가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조직 문화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반면 영업 현장의 체감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나옵니다. 영업시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오전 9시~오후 4시로 유지합니다. 여섯시은행(9To6 Bank) 등 특화 점포 역시 운영시간에 변동이 없습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그만큼 줄어드는 1시간은 내부 업무 시간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대출 업무는 영업 종료 이후에 집중되는 구조입니다. 서류 확인과 전산 입력, 내부 승인 절차 등이 저녁 시간대에 몰려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고객들이 오후 4시면 모든 업무가 끝나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이후 시간이 더 분주하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러한 이유로 금요일 1시간 단축을 맞추기 위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업무를 미리 당겨 처리하거나 금요일 하루에 업무가 더 밀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시간이 동일하다면 마감과 정산, 대출 사후 처리 업무를 더 촘촘히 배치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점심시간이나 휴게시간을 줄이고 업무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 되면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은행권이 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기조에 맞춰 금요일 근무시간 1시간 단축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창구 현장에서는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업시간과 업무량은 그대로라 내부에서는 오히려 업무 강도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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