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는 징역, '지원'엔 무죄…내란죄 선고 따라 '경찰 징계'도 희비
국회 봉쇄 목현태엔 '징역 3년', 방첩사 지원 윤승영은 무죄
경찰, 계엄 가담 책임 22명 징계절차 진행 중…판결이 변수
중징계 가능성 커진 경비라인…수사지원 쪽은 가벼운 처분?
2026-02-23 16:52:00 2026-02-23 16:52:00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경찰 지휘관들에 대해 법원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놓으면서 내란 책임으로 중징계 대상이 된 고위 간부들의 표정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앞서 19일 법원은 국회 봉쇄에 가담한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총경)에겐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국군방첩사령부에 수사인력 지원을 지시한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에 대해선 무죄로 판결한 겁니다. 서로 엇갈린 이번 판결이 계엄 가담 경찰들의 징계 수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2024년 12월3일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들이 국회의원, 의원 보좌진, 취재진,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목현태 '유죄' 대 윤승영 '무죄'…서로 엇갈린 법원 판단
 
23일 경찰에 따르면, 12·3 계엄에 가담한 책임을 물어 경찰 22명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서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지난 12일 22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경찰은 22명 가운데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 대상인 총경급 이상 고위직 16명을 지난 19일자로 직위해제하는 등 본격적인 징계에 돌입했습니다. 
 
징계 대상자들은 계엄이 선포됐을 당시 △국회 봉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제 △방첩사 수사 인력 지원 등에 연루된 책임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경찰 지휘부에 대해 서로 엇갈린 판단을 내림으로써 경찰의 징계도 분수령을 맞게 됐습니다.
 
앞서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윤석열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공판에서는 경찰의 비상계엄 가담행위에 대해 판결하면서 목 전 경비대장에겐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목 전 경비대장이 계엄의 그날 밤, 계엄군이 국회에 투입된 이후에도 국회를 봉쇄한 행위가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반면 윤 전 수사기획조정관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윤 전 수사기획조정관은 방첩사의 정치인 체포를 지원한 혐의를 받지만, 재판부는 '정치인을 체포하려 했다는 목적을 공유·인식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특검은 지난 1월13일 목 전 경비대장에겐 징역 12년, 윤 전 수사기획조정관에겐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목 전 경비대장에게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징계 대상' 경찰에 '영향 불가피…윤승영 '무죄'도 논란 
 
법원 판단에 따라 징계 대상자 22명에 대한 징계 수위도 달라질 전망입니다. 국회 봉쇄에 가담한 경비 라인은 중징계 가능성이 커진 반면, 방첩사 지원 등에 가담한 경찰들은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받을 수도 있게 된 겁니다.
 
다만 총경급 이상 16명의 징계는 중앙징계위원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경찰은 징계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외부에 관련 사실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징계 과정에 대해서는 경찰이 구체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한편, 윤 전 수사기획조정관의 방첩사 지원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선 △국회봉쇄 △선관위 통제 △방첩사 체포조 편성 등 대부분의 행위를 폭동행위로 인정한 판결문 내용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의 공고, 국회 봉쇄 행위, 국회의원 및 정치인 등 체포조 편성 및 운영, 중앙선관위 등 점거, 서버 반출 및 직원 등 체포 시도 등은 모두 다 합쳐서 그 자체로 폭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경찰이 방첩사 지원을 위해 수사 인력 100여명의 명단을 작성한 것을 두고 '(국회의원 등을 체포하려고 했던) 방첩사 체포조와 무관한다고 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판결문에 공개된 이모 전 국수본 수사기획계장의 계엄 당일 전화 통화 녹취를 보면 영등포경찰서 형사1과장이 "뭘 체포하는 것이냐"라고 묻자, 이 계장은 "누구 체포하겠느냐? 국회 가면", "일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계엄 당시 방첩사 지원은 국회의원 체포 임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수사기획계장의 상사는 수사기획조정관입니다. 부하 직원도 인지하고 있는 걸 상급자인 윤 전 수사기획조정관이 몰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12·3 내란 진상규명·재발방지 TF' 단장인 박용대 변호사는 "포고령 속에 들어있는 국회의 모든 권한들을 정지시키는 내용 그 자체가 내란 행위인데, 그 포고령을 본 이후에 어떤 행동에 가담했다면 실질적으로는 비상계엄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을 했어야 된다"며 "그 판단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해서 무죄를 주는 것은 적합치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경찰의 비상계엄 가담자 징계와 관련해서는 "이번 판결이 확정된 판결이 아니기 때문에 번복 가능성도 있다"면서 "참고 자료는 될 수 있지만 절대적인 자료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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