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권창영호 종합특검이 25일 발을 뗍니다. 종합특검은 특검법에 적시된 17가지 의혹을 정조준하며 수사에 착수합니다. 2차 종합특검으로 넘어온 의혹은 김건희특검 8건, 내란특검 7건 등입니다. 하지만 윤석열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심리한 지귀연 재판부가 지난 19일 선고공판에서 내란죄의 준비 기간을 짧게 본 데다 노상원 수첩 등 핵심 증거까지 배척한 탓에 권창영 특별검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25일, 매머드급 '권창영호' 출범…인력만 최대 251명
권창영 특검은 오는 2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현판식을 열고 종합특검 수사를 개시합니다. 권 특검은 앞서 지난 18일 청와대에 특검보 임명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종합특검은 권 특검과 특검보 5명을 포함해 최대 251명까지 구성이 가능합니다. 먼저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3대 특검에 검사 15명과 공무원 130명 파견을 요청할 수 있고, 특별수사관도 100명까지 임명할 수 있습니다. 기본 수사 기간 90일에, 30일씩 두 차례 총 60일까지 연장이 가능합니다. 최장 170일 동안 수사가 가능하 겁니다.
종합특검 규모는 매머드급이지만, 수사 진행은 험난해 보입니다. 3대 특검에서 규명이 부족했던 사건 17가지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3대 특검 중 가장 많은 사건을 특검에 넘긴 곳은 김건희특검입니다. 김건희특검이 16가지 수사 대상 가운데 미완으로 남긴 사건은 8건입니다. △김씨가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과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개입했다는 의혹 △명태균씨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수차례 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을 통해 본인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입니다. 채해병특검과 겹치는 의혹인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도 주요 수사 대상입니다.
내란특검에서도 7가지 사건이 넘어왔습니다. △국회해산, 비상입법기구 창설 등 '노상원 수첩'을 단초로 하는 내란 기획·준비 △드론 평양 침투와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국군방첩사령부 등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계엄 동조 △윤석열씨 추가 계엄 모의 의혹 등입니다. 권 특검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내란 관련 사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규모도 가장 방대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3대 특검이 남긴 의혹을 수사할 '2차 종합특검'의 특별검사로 임명된 권창영 변호사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임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귀연 판결'이라는 암초…증거배척에 수사차질 우려
문제는 지난 19일 나온 윤석열씨의 1심 판결입니다. 1심을 심리·선고한 지귀연 재판부는 윤씨가 12·3 계엄 선포 이틀 전에야 계엄을 결심한 걸로 판단했습니다.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을 준비하고 장기간 모의했다는 특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내란특검은 앞서 지난해 12월15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윤씨가 약 1년 전부터 국회를 제압해 장기독재를 하려는 의도를 갖고, 내외적 여건을 조성하다가 여의치 않자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반면 지귀연 재판부는 1심 판결문에서 "장기간 준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보기에는 준비가 지나치게 허술하다"며 "대국민담화 및 포고령 내용, 각종 진술을 종합하면 적어도 12월1일 무렵 '더는 참을 수 없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이 사건 실체에 부합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에 2차 특검은 NLL 위협 비행으로 북한 공격을 유도하며 비상계엄 명분을 세웠다는 의혹 등에 대해 어떻게 규명해야할지 난관에 봉착한 겁니다.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노상원 수첩 역시 증거로 인정되지 않으며 특검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해당 수첩에는 계엄 일정부터, 주요 인사 '사살' 메모까지 담겼습니다. 하지만 지귀연 재판부는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들은 실제 이루어진 사실과 불일치하는 부분도 있다"며 "모양과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잡하고 보관 장소와 방법에 비춰 보더라도 중요한 사항이 담겨 있던 수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뿐만아니라 김건희씨 관련 사건에서도 공소기각 판결이 잇따라 나오며 특검은 부담을 지게 됐습니다. 법원은 '김건희집사' 김예성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씨 등이 재판에서 특검이 특검법의 수사 범위를 벗어나 수사하고 기소했다면서 공소를 기각한 바 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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