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경과 자가면역증 환경 간 차이점과 공통점 (1)
호기심과 AI가 만든 난치성 질환 이야기⑥
2026-02-20 12:00:00 2026-02-20 12:00:00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2025년 자가면역증의 발생기전을 최초로 밝힌 공로로 노벨 생리학상을 받은 사카구치 교수는 암 염구실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의학계의 정설이었던 척수나 흉선과 같은 중추면역계가 아닌 말초면역계에서도 면역을 조절(Immune tolerance)하는 기능이 있고, 실제 그 기능을 하는 조절 T세포(Treg)를 찾아낸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암과 자가면역증 질환 간 발병 원인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요? 이것이 이번 글의 주제입니다.
 
면역세포가 정상조직을 공격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증
 
자가면역증이란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암세포와 같은 외부의 적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적인 조직들을 공격함에 따라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질병의 부위에 따라 관절에 나타나는 류마티스 관절염, 뇌 신경을 건드려 팔, 다리 등 신체 기관들이 제대로 기능을 못 하도록 하는 다중성 경화증(MS), 피부에 나타나는 건선, 그리고 소화기관에 나타나는 크론병 등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200종을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자가면역증도 따지고 보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입니다. 암에서는 암세포가 대식세포, Treg 등을 우군으로 만들어 우리 몸의 면역기전을 회피함으로써 발생한다면, 자가면역증에서는 면역기전이 과활성화됨으로써 우군을 적군으로 간주하도록 함으로써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비록 면역기전이 암과는 반대 방향(즉, 암은 면역기전이 작동되지 않아서, 자가면역증에서는 면역기전이 과활성화되어서)으로 작동하는 것이니까요. 다시 말씀드리면, 암 질환을 얘기할 때 나오는 대식세포, Treg, 섬유아세포, 그리고 이들의 에너지 대사과정이 공통으로 얘기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여기서는 자가면역질환에서 환자 수가 가장 많다고 하는 류마티스 관절염(RA)을 중심으로 얘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관절 부위의 유사섬유아세포: FLS (fibroblast-like synviocytes)
 
암에서의 논의와는 조금 순서를 바꾸어 섬유아세포부터 얘기를 시작이지요. 로마 시대에는 의학도 발달한 것 같습니다. 의학용어에는 라틴어가 많으니까요. 그중에 관절 부위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 ‘활액’을 부르는 Synovium이라는 명칭이 있습니다. ‘같다’라는 ‘Syn’과 ‘달걀흰자’라는 뜻의 ‘vinum’이라는 라틴어의 합성어입니다. 로마인들이 이 관절 부위에서 보이는 정상상태의 활액이 마치 달걀의 흰자와 같다고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활액을 생성해내는 보조 세포는 마치 섬유질을 뿜어내는 섬유아세포(fibroblast)와 유사하다고 해서 FLS라는 명칭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FLS가 병리화되면 암에서 섬유아세포가 암연관 섬유아세포(CAF: cancer-associated fibroblasts)로 변화하는 것처럼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RA-CAF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는 정상상태의 활액이 아닌 어둡고 끈적끈적한 상태의 물질을 쏟아냅니다. 암 질환에서 병리적인 세포외기질(ECM: extra cellular matrix)과 유사한 성격의 조직이라고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이를 특별히 판누스(pannus)라고 부릅니다. 판누스는 라틴어로 ‘헝겊과 같이 표면을 덮어버리는 조직’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재미있지요? 판누스가 관절연골과 뼈 표면을 덮어 활동을 제약하는 비정상 활막조직을 지칭하는 것이니까요.
 
자가면역증의 대식세포: TAM-like macrophage
 
암에서 대식세포(macrophage)가 암세포에 의해 조정되어 병리화 되었을 때, 암 관련 대식세포(TAM: tumor-associated macrophage)가 된다는 말씀, 기억하시지요? 자가면역질환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하는 존재가 있다고 합니다. 각 질환별로 조금씩 다른 명칭을 부여받는데, 통합해서 부르는 명칭은 TAM-like macrophage라고 한다고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특정하여 활막 대식세포’(synovial macrophage)라고 합니다.
 
정상상태에서는 면역세포가 우리 몸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해주지만, 병리화된 상태에서는 조절기능을 잃고 오히려 파괴자로 변신한다고 합니다. 관절 주변 세포를 공격하여 관절 부위에 만성 염증을 유발하도록 하지요.
 
조절 T세포(Treg)
 
Treg은 활막 대식세포가 과반응을 하지 않도록 브레이크 기능을 해준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대식세포가 과도한 면역반응을 한다면, 이를 끝내주도록 해주는 것이지요. 자가면역질환에서 자가면역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문지기’(gagekeeper)라고나 할까요?
 
Treg이 병리화되면, 문지기 기능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여기에, 다음 글에서 다루겠지만, 활막 대식세포마저 병리화되면 이제는 우리 몸에서 이를 말려야 할 주체가 사라진 상태에서 대식세포의 자가 공격이 만성화되고, 염증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자 그러면,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병리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그 기전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 chow4241@hanmail.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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