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이효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겠다"며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정부 내각 고위공직자와 청와대 참모진 10명 중 4명은 다주택자로 나타났습니다. 청와대 핵심 참모 10명 가운데 절반은 '1가구 2주택 이상'을,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주택만 '5채'(오피스텔 포함)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문재인정부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역풍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의 쓴맛을 봤던 터라, 최근 이 대통령의 엄포 또한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성숙 5채·송미령 3채…곳곳 '다주택자' 포진
3일 <뉴스토마토가>가 인사혁신처 공직윤리시스템에 게재된 이재명정부 고위공직자 56명의 최근 1년 내 재산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2명이 다주택자로 집계됐습니다. 다주택자 비율은 39.29%로, 10명 중 4명가량이 1가구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겁니다. 주택 수에 따라 5채 1명, 3채 2명, 2채 1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조사 대상은 19부6처의 장·차관 46명과 청와대 3실장(비서·정책·국가안보실장)과 8수석(정무·홍보소통·경청통합·민정·인사·경제성장·사회·AI미래기획수석) 10명입니다. 공석이거나 미공시자는 제외했으며, 배우자 보유 주택도 포함했습니다.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한 인사는 한 장관입니다. 총 5채 중 3채는 서울 강남 역삼동 오피스텔(54.66㎡), 송파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151.01㎡), 종로 삼청동 단독주택(225.98㎡)으로 도심 '노른자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나머지 2채는 경기 양주와 양평 소재 단독주택입니다. 주택 외 서울 종로에만 사무실(삼청동·46.68)과 상가로 분류되는 근린생활시설 2채(연건동 84.43㎡·308.26㎡)를 보유 중입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에 한 장관의 주택 보유 현황과 매각 계획과 관련해 "공직윤리시스템에 등록된 내용과 같다"며 "매매를 노력 중이나 외곽 주택인 점과 오피스텔 거래 부진으로 매매가 안 되고 있어 보유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뒤를 이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문진영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 3채를 보유해 다주택자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송 장관이 보유한 주택은 강남 청담동 '대림아파트'(81.84㎡)와 동대문 제기동 '한신아파트'(84.76㎡), 전남 나주 '중흥S-CLASS센트럴1차'(84.94㎡)입니다. 제기동 한신아파트는 전세를 놓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남 주택 보유자 32.14%…문재인정부 '악몽' 되풀이?
청와대 핵심 참모 중에서는 문 사회수석이 약 3채로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했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이규연 홍보소통수석·봉욱 민정수석·조성주 인사수석비서관은 각 2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요 참모 10명 중 다주택자가 절반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문 사회수석의 경우 강남 역삼동에 주택과 상가를 겸한 복합건물(89.61㎡)과 용산 이촌동 '한가람아파트'(114.96㎡)를, 배우자는 부산에 단독주택 지분(건물 33.15㎡ 중 16.57㎡)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사회수석은 용산 근린생활시설 지분(건물 1559.45㎡ 중 343.08㎡) 보유 내역도 신고했습니다.
아울러 고가 지역으로 통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주택을 보유한 고위 공직자는 18명으로 32.14%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9명은 다주택자는 아니지만 강남 3구에 '똘똘한 한 채'를 쥐고 있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라며 시장에 일침을 가한 것과는 딴판으로 '내로남불'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 억제가 실패할 것 같냐"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연일 시장을 향해 경고를 날렸습니다.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불필요한 주택을 빨리 매각하라는 겁니다.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썼던 문재인정부가 '살 집이 아니면 팔라'며 공직사회를 재촉했지만 실수요자만 억제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며 부동산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바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정책의 성패도 공직사회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책 입안자와 여당 인사들이 정책 취지에 맞게 솔선수범해야만 신뢰성과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