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제도를 문제 삼으며 폐지를 포함한 개편안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공정거래 범죄 수사가 공정위 고발에만 의존하는 현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정위로부터 담합 사건 대응 현황을 보고받은 뒤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은 범죄가 있으면 누구든 수사와 체포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왜 공정거래 범죄만 고발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느냐"며 "전속고발권이 왜 필요한지 여러 차례 물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밀가루·설탕 가격 담합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담합은 중소기업이 아닌 소비자 전체가 피해를 본다"고 했습니다. 이어 "소비자들이 알아도 고발을 못 한다는 것인데, 왜 고발을 꼭 해야 하나. 공정위 권한이 너무 크다"며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든, 일정 수 국민에게 고발권을 부여하든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과거처럼 고발권을 독점하는 구조는 아니고,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고발할 수밖에 없는 제도로 상당 부분 완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야기한 지 몇 달은 된 것 같은데, 아직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자의적으로 선별해서 봐주고 넘어갈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미 업무보고 과정에서 제기된 사안이고, 정부 차원에서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총리실에서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업 운영 과정에서 벌어지는 체계적인 범법 행위는 사회적 폐해가 훨씬 크다"며 "계란을 훔친 사람은 반드시 처벌하면서 왜 기업의 거대 범죄에는 이렇게 많은 장애물이 있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는 과징금 제도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밀가루·설탕 담합 사건과 관련해 "시행령을 아직 개정되지 않아 옛 기준에 따라 경미한 과징금 처분을 하는 것 아니냐"며 "시행령도 법규인 만큼 기준이 부당하다면 신속히 고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공정위 업무보고에서도 "과징금을 대폭 부과하고 인력도 대량 투입해서 기업에 '불공정 행위를 하는 족족 다 걸린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며 처벌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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