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국회가 무등록 해외 간편결제 사업자에 대한 과세 근거 등을 마련하기 위해 법률 개정을 추진했지만, 국회 법제실은 입법 없이 금융위원회 유권해석만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알리페이(Alipay), 위챗페이(WeChat Pay), 유니온페이(UnionPay), 페이팔(PayPal) 등 해외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지난 10여년간 국내 전자금융업자 미등록 상태로 영업하며 탈세 의혹까지 받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대상 영업은 전자금융업자 등록 대상이 아니다'라는 금융당국의 기존 유권해석이 급변한 결제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채 장기간 유지되면서, 해외 결제망이 규제와 과세의 사각지대에서 급성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 해외 간편결제사들에 관행처럼 적용돼온 유권해석과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해왔습니다.
해외 간편결제사들은 약 10여년 전 국내 진출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국내에서 활동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전자금융업자 신고 의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받았고, 이를 근거로 국내에서 사업자 등록 없이 영업을 지속해왔습니다. 당시에는 해외 간편결제사들의 국내 영향력이 제한적이었지만, 현재는 국내 가맹점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특히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등 중국계 간편결제사를 중심으로 QR 결제 인프라가 빠르게 확산되는 등 시장 내 존재감이 크게 확대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들 사업자가 국내 금융업 또는 전자금융업 등록을 회피하면서 과세당국과 감독당국의 관리·감독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었고, 그 결과 지난 10여년간 국내에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문제 인식 속에서 김 의원을 중심으로 야당 주도의 전금법 개정안 발의가 검토됐지만, 국회 법제실은 "자본의 유출입과 거래의 건전성을 중심으로 규율해야지, 기업의 영업이익(수수료 등)을 상세히 보고하도록 하는 것은 현행 법체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입법 추진은 중단됐습니다.
김상현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법상 회사의 국적에 따라 전자금융업자 등록 여부를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법 개정 없이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정책 결정 사안으로 판단돼 개정안 추진을 멈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법제실 의견을 종합하면 금융위 유권해석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융위는 해당 유권해석을 포함해 국내 전자금융시장 제도 개선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해외 간편결제사에 대한 관리·감독 계획'을 묻는 김 의원의 질의에 "전자금융시장에서 이용자 및 가맹점 보호, 지급결제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시 해외 간편결제 사업자의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 필요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제도 개선 의지를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해외 간편결제 사업자를 국내 금융 관리·감독 체계에 편입해 잠재적 금융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널리 사용되는 결제 수단이 국내에 유입돼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이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해온 측면이 있다"며 "향후 대규모 금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금융위원회가 의지를 갖고 조속히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들이 제432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개회식에 참석한 모습과 알리페이 로고. (사진=뉴시스, 챗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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