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산출 시 자체 내부모형 적용을 허용키로 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20일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 후속 조치로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하면서 금감원은 보험부채 평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손해율·사업비의 계리가정과 계리가정 산출과 관련된 내부통제 및 감독 체계 △킥스비율 요구자본 산출 시 내부모형 적용 승인 기준 신설 △보험사가 스스로 리스크와 지급여력을 평가·관리하는 'ORSA(Own Risk&Solvency Assessment)' 제도 정비입니다.
보험업계는 지난 2023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17을 도입하면서 이에 기반한 건전성 감독 기준인 지급여력비율 산출을 기존 'RBC'에서 'K-ICS(킥스)'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회계 결산 시점의 할인율과 계리가정(손해율·사업비)을 토대로 보험부채를 산출해 왔습니다. 그러나 계리가정은 보험사 미래 전망이 반영되는 만큼 최소한의 기준 없이 낙관적으로 적용할 경우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될 수 있다는 시장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데, 보험회사의 경영상태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하며, 감독당국은 13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용자본은 예상 밖의 손실이 발생하거나 자산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보험계약자에 대한 채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 여력을 의미합니다. 자본금과 계약자배당을 위한 준비금, 대손충당금, 후순위차입금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반면 요구자본은 보험회사가 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보유해야 하는 기준액으로, 보험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위험을 금융위가 정한 기준에 따라 산출합니다.
보험사들은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킥스 비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가용자본을 늘리거나 요구자본을 줄이는 두 가지 선택지에 놓였지만, 보험사들은 킥스 비율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 자체가 보유한 기본자본이 아닌,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보완자본을 통해 가용자본을 늘리는 방식을 써왔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 관리하는 것이 지상 과제"라며 "킥스 비율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던지 유상증자를 단행해 가용자본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당국은 보완자본에 치중된 킥스비율에 대해 기본자본을 충실히 관리하기보다 당장의 자본조달에 기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내년부터 기본자본 킥스비율 50%로 규정하고, 이에 미달되면 경영 개선 권고 등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금융감독원 보험부채 평가 기준 가이드라인 발표 자료. (자료=금융감독원)
그러다 당국은 킥스비율 요구자본을 자체적으로 산출하는 계량 모델인 내부모형을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내부모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제도를 마련했습니다. 기본자본 규제 도입을 앞두고 후순위채 발행 약발이 떨어져 가던 보험사들에 '가뭄에 단비' 같은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대 방법은 요구자본을 줄이는 방법인데, 지금까지 금융당국이 제시한 표준모형을 적용해서 요구자본을 산출했기 때문에 가용자본이 보완자본으로 치중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니까 기본자본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요구자본 줄이는 선택지를 제시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 보험사들을 상대로 (내부모형 승인제도) 사전 신청을 받을 계획이며, 내부모형을 실제로 회사들이 사용하는 시점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금융감독원)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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