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배임수재 등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이혜지 수습기자]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총 8개 혐의 중 약 73억원 규모만 유죄로 인정헀고, 나머지 6개는 무죄 또는 면소로 판단했습니다.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1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홍 전 회장에게 징역 3년형과 추징금 43억76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업체 4곳으로부터 총 43억7600여만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 용평 콘도와 차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해 회사에 30억67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낸 혐의를 인정한 결과입니다. 다만 연령과 건강 상태, 주주 피해 회복 방안 마련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장기간에 걸쳐 리베이트 수수 관행을 용인했고, 그로 인해 조직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범행 금액이 크고 범행 기간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돼 남양유업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배임에 해당한다는 ‘끼워넣기 거래’ 혐의(92억8000만원)와 친인척 취업 특혜, 불가리스 심포지엄과 관련한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증거인멸 혐의 등 다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실질적인 거래 구조와 피고인의 인식 정도를 종합하면 범죄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납품업체로부터 광고 수수료 및 감사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아 횡령한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법조항 폐지로 처벌할 수 없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홍 전 회장의 부인과 두 아들 등 오너 일가 별도 배임 사건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이들이 법인카드와 회사 비용을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4년 1월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 경영권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넘기면서 벌인 내부 점검 과정에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23년까지 약 20여년간 거래 내역과 자금 흐름을 추적해, 지난 2024년 12월 홍 전 회장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남양유업 측은 "2024년 1월 경영권 변경 이후 과거 오너 리스크와의 구조적 단절을 선언"이라며 "이번 판결은 경영권 변경 이전 전직 경영진과 오너 일가의 과거 행위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며 현재 경영 체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같은 재판에서 박종수 전 중앙연구소장은 거래업체로부터 약 53억원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습니다. 조남정 전 구매부문장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이원구 전 대표이사와 이광범 전 임원도 각각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혜지 수습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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