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목사 '출교 무효소송' 승소…손솔 "차별금지법 마중물 돼야"
감리회, '퀴어축체' 참여·축복식한 이동환 목사 징계
15일 수원고법 "교회 '징계재량권 일탈·남용'한 것"
이 목사 "한걸음 내딛는 판결, 연대해준 분들에 감사"
2026-01-21 15:18:41 2026-01-21 16:56:50
[뉴스토마토 강예슬·신다인 기자] 성소수자에게 축복 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이동환 목사에게 내린 '출교' 처분은 교회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판단은 향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이동환(왼쪽 세번째) 목사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회원들이 지난해 4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항소심 선고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5일 수원고등법원 5민사부(재판장 임일혁)는 이 목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경기연회를 상대로 제기한 '연회재판위원회 판결 무효확인' 소송에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실체적 하자가 있으며, 그 위법성의 정도 또한 중대하므로 무효"라고 했습니다. 이 목사가 행한 축복 기도가 출교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을 만큼 중대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징계 내용뿐만 아니라 고발 권한을 가지지 않은 자에 의해 교회 심판위원회에 고발된 건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봤습니다. 교회 장로나 교역자는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한 행위'에 대한 심사위원회에 고발할 권한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감리회 교회 목사들에 의해 고발이 이뤄진 점을 문제 삼은 겁니다. 
 
이 사건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목사는 그해 8월31일 열린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해 대한성공회 소속 신부,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와 함께 성소수자를 위한 축복식을 진행했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연대 활동을 이어오자, 경기연회 소속 목사들은 2023년 3월 이 목사가 '동성애 찬성·동조로 교회의 기능과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면서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에 고발했습니다.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그해 12월 8일 이 목사에게 출교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출교는 교인을 교적에서 삭제하고 교회에서 내쫓는 최고 수준의 징계"라며 "출교의 벌칙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범과사실의 존부뿐만 아니라 해당 교인이 해당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범과규정 위반의 횟수 및 정도, 범과행위로 인해 교단의 전체 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 공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러면서도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탄압 철폐에 관한 논쟁은 종교적 신념, 문화적 보수주의, 정치적 이념 등이 복잡하게 얽힌 사안"이라며 "가치와 방향성에 대한 문제는 교단 내부에서 구성원들 사이에 충분한 논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동환 목사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보다 한 걸음 내딛는 판결로 같이 연대해준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다만 재판부의 판결이 성소수자를 축복한 일을 가지고 종교가 징계할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이뤄지길 바랐는데, 그런 내용의 판시가 없던 것은 좀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손솔 진보당 의원은 "정체성과 신념 때문에 공동체에서 배제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이제는 국회도 법원 판단에 발맞춰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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