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폐쇄하고 판매 중단”…중, 공세에 무너지는 글로벌 완성차
폭스바겐 창사 88년 만에 독 공장 폐쇄
최대 수익원 중국서 점유율 하락 여파
2025-12-16 13:39:54 2025-12-16 15:05:5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공장을 폐쇄하거나 판매를 중단하는 등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중국 판매 부진 영향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중국 현지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설 곳이 점점 줄어드는 등 전체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IAA 모빌리티 2025' 야외 전시 구역에 마련된 비야디(BYD) 전시 부스가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은 창사 88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내 완성차 공장인 드레스덴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중국 판매 부진, 유럽 수요 약세, 미국 판매에 대한 관세 부담 등 현금 흐름 압박 속에서 나온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한때 2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중국을 최대 수익원으로 삼았던 폭스바겐은, 최근 몇 년 사이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현지 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밀려 10%대 초반까지 점유율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이미 중국 합작법인인 상하이차폭스바겐의 난징 공장 폐쇄를 결정했으며, 2027년까지 독일 내에서만 3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줄이기로 노사와 합의한 바 있습니다. 드레스덴 공장은 전기차 ID.3를 생산해왔으나, 이제 기술 캠퍼스로 용도 변경될 예정입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본국 공장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진 것입니다.
 
폭스바겐뿐 아니라 미국 스텔란티스도 유럽 시장 수요 약세로 인해 지난 9월과 10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 6개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이는 중국발 저가 전기차 공세와 유럽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감소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포드도 유럽 시장에서 힘든 구조조정을 진행 중입니다. 독일 쾰른 공장에서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줄이고 2026년부터 1교대 생산 체제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짐 파를리 포드 최고경영자는 유럽이 20세기 제조업의 박물관이 되지 않으려면 긴급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경고했습니다. 포드 역시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 유럽 시장에서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연이은 공장 폐쇄와 생산 중단은 과잉 생산능력과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전환 속도, 그리고 강력한 중국 경쟁사들의 부상으로 인한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비야디, 체리자동차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빠른 기술 개발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오랜 기간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과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며 원가를 낮추고,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빠른 발전을 보이며 글로벌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 파고에 올라타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그 누구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완성차업계 전반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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