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릴레이 천막농성 돌입…연말정국 '소용돌이'
11일 본회의서 비쟁점 법안 3건 상정
국힘, '8대 악법' 알리기 위해 필버 강행
2025-12-10 17:53:56 2025-12-10 18:25:26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이 '릴레이 천막 농성'에 돌입하며 대여 투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쟁점 법안 8개를 '악법'으로 규정하며 "입법 독주를 저지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전날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문제로 여야가 충돌 속에서 마무리되면서 연말까지 극한의 대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8대 악법 저지' 릴레이 천막 농성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8대 악법' 주장하며 천막 농성 돌입
 
국민의힘은 10일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을 펼치고 '사법장악 입법독주 저지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법안 저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사법부가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사법부 파괴를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이 규정한 8대 악법은 '사법 파괴 5대 악법'과 '입틀막 3대 악법'으로 나뉘는데요. 먼저 사법 파괴 5법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제도 도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 확대 법안입니다. 입틀막 3법은 △정당 현수막 규제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 △필리버스터 제한법 등이 포함됐습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 왜곡죄 등을 추진하는 민주당에서는 기존 재판 체계로 '내란 청산'이 어렵기 때문이란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가정법원'을 예로 들어 내란만 재판하는 전담 재판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사법부의 독립을 저해하고, 법 왜곡죄가 신설되면 판사나 검사에게 지나친 부담이나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상고심 적체 해소"를 근거로 들었지만, 국민의힘은 "대법원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습니다. 재판소원 제도 도입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실상 4심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 확대도 사법부 전체를 향한 통제나 감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입틀막 3법에 대해서는 대체로 표현의 자유, 토론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의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107명 의원은 오늘부터 8대 악법 규탄에 돌입한다"며 "재판 독립 훼손, 판사 겁박 사법 파괴 5대 악법, 현수막 하나도 마음대로 들지 못하게 활동의 자유를 억압하고 유튜브 자유를 탄압하는 국민 입틀막 3대 악법은 전체주의 국가로 나아가는 악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하루 4개 조로 나눠서 조당 4~5명이 두 시간 간격으로 농성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종료 시점은 정하지 않고 '8대 악법'을 저지할 때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비쟁점도 '필버'…민생 법안 처리 불투명
 
국민의힘이 천막 농성에 들어가면서 민생 법안 처리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었던 전날 여야는 당초 비쟁점 법안 70여개를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국민의힘이 의원총회 직후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국 본회의에서 민생 법안 표결이 불발됐습니다. 
 
전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습니다. 나 의원은 발언대에 오르면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상호 간 인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토론에 나선 나 의원은 의제와 무관한 발언을 해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결국 우 의장은 필리버스터 시작 10분 만에 마이크를 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미애(우원식+추미애)", "사퇴하세요"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이 우 의장 앞으로 쏟아져 나가며 항의가 계속됐고, 우 의장은 회의 시작 2시간 만에 정회를 선포했습니다. 이후 국민의힘은 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우 의장의 발언 제한이 위법 행위라며 법적 조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이 국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정회를 선포했고, 편파적인 의사진행이자 독단적 행태"라며 "국회법 위반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여야가 서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12월 임시국회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가 11일 본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과 은행법, 경찰 간 직무집행법 등 3가지 법안 상정을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필리버스터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요.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원내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법 파괴 5대 악법과 입틀막 3대 악법에 대한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그것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석한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민생 법안과 비쟁점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중지를 요청했지만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이 부분은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문진석 원내수석,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수석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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