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벤츠에 2조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
지난해 매출 8% 해당 규모
‘여의도 회동’ 이후 한 달 만
EU, 2035년 탄소 배출 제로
포스트 캐즘 대응 ‘본격화’
2025-12-08 09:29:36 2025-12-08 15:59:41
[뉴스토마토 표진수·오세은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메르세데스-벤츠와 2조원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포스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대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양사의 만남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대형 수주를 따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립니다. 더욱이 전기차 전환의 분기점에 선 글로벌 완성차로부터 잇단 수주를 따낸 것은 내년 이후 본격화될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전경. (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벤츠AG와 2조6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8일 공시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매출 25조6196억원의 8%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배터리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 공급되며,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1일부터 2035년 6월30일까지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계약 금액 및 기간 등 조건은 추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와 올해 총 3차례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계약에 이은 추가 발표입니다. 특히 이번 성과는 지난달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LG 핵심 계열사 경영진과 회동을 가진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결과입니다.
 
또한, 이번 수주 확대 배경으로 벤츠의 전동화 전략도 거론됩니다. 앞선 9월 메르세데스-벤츠는 2027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4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대규모 전동화 전략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프리미엄급 모델부터 엔트리급 모델에 이르는 다양한 세그먼트에 들어갈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연속 수주가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EU를 중심으로 한 ‘포스트 캐즘’ 대응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내놓습니다.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들어 10개월 만에 200만대를 돌파하며 전기차 캐즘 현상이 걷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모두 202만217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2% 증가했습니다. 유럽 지역에서 10개월 만에 200만대가 판매된 것은 처음으로, 역대 가장 빠른 판매 속도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유럽 지역 전기차 판매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EU는 2035년부터 신차 탄소 배출량을 100% 감축해 사실상 내연기관차를 퇴출한다는 규제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한 업계 대응이 빨라지면서 배터리 공급망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완성차의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의무 생산 시대를 앞두고 완성차업체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수주 확대는 전동화 전환 구도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선점 효과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오세은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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