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외정책…미 중간선거에 달렸다
중간평가 2라운드에 달린 '외교'…결과에 따라 '재신임' 결정
2025-12-04 17:07:46 2025-12-04 17:15:26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번째 취임 직후 각종 대외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부터 '북·미 대화' 추진 등 다양한 대외정책을 내놨는데요. 경제·안보 우위를 강화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국내 정치적 성과를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관세 등 정책이 되레 미국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민심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내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 대외정책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찜찜한 텃밭 승리…1라운드 이미 '패배'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 7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맷 밴엡스 공화당 후보가 아프틴 벤 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습니다. 밴엡스 후보는 약 9%포인트 차이로 앞섰는데요. 지난해 같은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가 21%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점을 고려할 때 격차가 약 12%포인트나 줄었습니다. 
 
조짐은 지난달 4일 치른 '미니 지방선거'에서 시작됐습니다. 민주당 후보들은 뉴욕·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는데요. 특히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정치 거물인 앤드루 쿠오모를 꺾고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후보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노골적으로 비판해왔는데요. 그럼에도 맘다니 시장은 30대 진보 정치인으로 첫 인도계 무슬림 출신 뉴욕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출마 당시 뉴욕 시민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세웠던 게 주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애비게일 스팬버거 민주당 하원의원(당시)이 윈섬 얼시어스 공화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습니다.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당시)이 이겼습니다. 뉴저지와 버지니아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선거에서 더 우세를 지켜온 지역인데요. 대외정책에 몰두해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민심 악화로 1라운드에서 패배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는 출범 직후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자국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핵심으로,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해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게 목표였습니다. 특히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의약품과 같은 전략 품목이 주를 이뤘습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등을 활용해 무역적자 심화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관세를 부과한 겁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군사분계선을 두고 북미 정상이 악수하고 있다. 2019.07.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패배 시 관세정책 후퇴…북·미 담판도 '난항'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앞으로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관세 위법 여부를 가리는 미 연방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입니다. 보수 우위 구도임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패소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3일 "무역법 301조와 122조,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같은 관세정책을 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 법적 수단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해도, 정책 추진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초기부터 미국 민심의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가 수입품에 대해 관세 부과하면서 미국 국민의 생활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지난 10월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 상승했습니다. 통계국 분석에 따르면 기업 재고가 소진되며 관세 인상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관세정책도 함께 후퇴할 수 있습니다. 
 
북한 정책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해 북한에 대화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선 북·미 담판 개최가 간절합니다. 그는 과거 선거에서도 북·미 정상회담을 국내 정치 성과와 연계해 활용해왔습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내년 중간선거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의 방향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힙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지해온 외교 노선의 '재신임' 여부가 결정 날 예정인데요. 중간선거에서 미 의회가 민주당 우위로 재편되면 트럼프식 외교 실행력이 동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과 합의 도출을 위한 협상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이 자리에서 개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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