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UAE 대통령과 면담…의제는 '방산·원전·건설'
방한한 무함마드 대통령과 티타임…재계 총수들 총출동
최태원 "파트너십 논의"…정기선 "한국 굉장히 좋아해"
2024-05-28 16:26:50 2024-05-28 17:01:0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28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 첨단 기술과 국방·방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이번 회동을 통해 UAE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스마트 시티인 '마스다르시티' 사업에서의 협력과 원자력발전소 등의 추가 수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재용, 최태원,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이재현 CJ 그룹 회장, 구본상 LIG 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티타임을 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최태원 SK,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부터)이 28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회동은 무함마드 대통령 측에서 요청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UAE와의 사업 협력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28~29일 양일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하며, UAE 대통령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UAE와의 파트너십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고, 정기선 부회장은 "일반 상선과 함정을 포함한 조선, 건설기계,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 장점을 잘 설명하고 오겠다"고 언급하면서 입장했습니다. 
 
이재현 회장은 경제, 문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자리에 연예기획사인 하이브와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참여한 만큼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UAE의 협력 방안도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시간 가량 이어진 티타임은 2개 세션으로 나뉘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UAE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각 대기업들이 추가 협력 방안을 설명한 뒤 하이브와 무신사 등이 기업별로 소개하며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수들은 티타임 자리에서 첨단 기술과 국방·방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방산·원전·건설 분야에서 협력이 구체화될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소, 바이오, 스마트팜,디지털 전환, 메타버스 등 사업군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추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점쳐집니다.
 
최 회장은 행사를 마치고 나오며 "좋은 말씀을 많이 나눴다"고 했고, 정기선 부회장은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고 앞으로 많이 같이 하자는 말씀을 많이 했다.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고 (한국에)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기업과 UAE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게 재계의 시각입니다. UAE는 마스다르 시티를 개발하고 있고, 아즈반 태양광 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도 추진 중입니다.  
 
삼성의 경우 삼성물산이 UAE 바라카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9년 UAE 출장에서 당시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을 만난 이후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같은 해 무함마드 대통령이 방한해 이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을 견학한 바 있습니다. 양측은 5G 이동통신,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월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자발적 탄소시장(VCM) 아시아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에너지와 통신, 건설 분야에서 UAE와 파트너십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도 UAE 진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말 UAE 국부펀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소, 그린 알루미늄, 친환경 모빌리티,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부문에서의 사업 협력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한화의 방산계열사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2년 UAE와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고, HD현대는 조선·해양 플랜트 수주를 비롯해 석유제품, 전력기기 등을 UAE 시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UAE의 300억달러 투자 약속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이 나올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UAE를 국빈 방문해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아내고, 총 48건의 MOU를 맺었습니다. 
 
한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열린 '한·UAE 비즈니스 투자포럼'에서 한국과 UAE의 교역 규모에 대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지금 208억달러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양국 기업인들이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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