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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공천도 MB계 중용…강서 '판박이'
MB계 인사, 사면복권 직후 총선 출마
친이·친박계 통해 보수층 대통합 시도
2024-03-06 18:02:09 2024-03-06 18:26:18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린 첫 서예전 '스며들다' 개막식에 앞서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이명박(MB)정부 인사들이 줄줄이 귀환했습니다. 이미 윤석열정부의 핵심 인사 중에 MB계가 적지 않은데요. MB계 인사 가운데 사면복권 직후 4·10 총선에 출마한 이들도 있습니다.
 
사면 직후 여당 후보로 선거에 출마하는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사면을 받고 지난해 총선 전초전으로 평가됐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큰 득표차로 보궐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서천호·정용선 공천 확정민주당 "제2의 김태우"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은 사천·남해·하동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서 전 차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경찰을 댓글 여론 조작에 동원해 지난해 5월 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정부의 설 명절 특별사면으로 지난달 7일 0시 사면복권됐습니다. 
 
그러나 서 전 차장이 사면 되기 전에 비공개로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약속 사면' 의혹이 나왔습니다. 이에 법무부는 외부 위원이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 대상을 상신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야당은 국민의힘의 서 전 차장의 공천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시즌2'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사면을 미리 약속받고 비밀리에 공천을 신청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서천호 전 2차장을 '제2의 김태우'로 만든다면 다가올 총선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명박정부 인물 중 복권사면 직후 총선에 출마한 후보는 서 전 차장뿐만이 아닙니다. 국민의힘은 정용선 전 경기 경찰청장을 당진에 단수 공천했습니다. 정 전 청장 역시 이명박정부 당시 경찰 댓글공작팀을 운영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친이·친박 줄줄이 공천국힘 공천 파열음
 
윤석열정부는 이명박정부 시절 인사들을 대거 발탁하면서 'MB 시즌2'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4·10 총선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조차 MB맨들이 속속 공천을 받았습니다. 
 
18·19대 국회의원 시절 대표적인 MB 인사로 꼽힌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서울 강서을에 전략공천됐습니다. 충남 홍성·예산에 단수 공천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공보관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경기 성남분당을에 출마하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맡았습니다. 
 
이외에도 김용태 전 의원(고양정)·김희정 전 의원(부산 연제)·권영진 전 대구시장(대구 달서병)·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부산 사하갑) 등 MB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 확정됐습니다. 
 
여기에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유영하·도태우 변호사도 공천장을 받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 변호사는 대구 달서갑에 단수공천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 변호를 맡았던 도 변호사 역시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 중·남구 본선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도 변호사는 지난 20대 총선 후 강성 보수 진영의 부정선거 주장을 주도했습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보수 진영에서 상징적인 인물인 친이·친박계 끌어안기를 통한 보수층 대통합을 꾀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박 전 대통령을 세 차례나 만난 바 있습니다. 또 충북 옥천의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는 등 박 전 대통령과 접점을 넓혀왔습니다.
 
다만 유 변호사가 단수 공천된 지역의 현역인 홍석준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는데요. 그간 '조용한 공천'을 내세운 국민의힘에서 공천 불복이 불거진 겁니다. 홍 의원 외에도 유경준(서울 강남병), 이채익(울산 남갑) 의원 등이 공천에 반발하고 있어 향후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흔들 변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유 의원은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질적인 건 나중에 밝혀질 것이고 속단하긴 이르지만, 정무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을 시스템 공천의 일부라고 보는 사람은 완전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심을 청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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