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밸류업' 핵심은 '자율공시'…처벌 대신 세제지원
'코리아 밸류업지수·ETF 올해 출시
'스튜어드십코드'에도 반영…연기금, 투자기업 밸류업 점검해야
2024-02-26 09:30:00 2024-02-27 09:51:13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정부가 선택한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즉 '밸류업' 방안은 기업들의 자율공시입니다. 정부는 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다양한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할 방침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마련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공개했습니다. 밸류업 정책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수립·이행·소통 지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 유도 △전담 지원체계 구축 등 세 가지 틀을 바탕으로 합니다.
 
(자료=금융위원회)
 
기업 '자율적 밸류업 공시' 유도한다
 
먼저 금융위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자사의 기업가치 현황을 평가·분석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제고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공시·이행하도록 이끌 방침입니다.
 
공시의 원칙과 내용, 방법에 대한 종합 가이드라인은 권고로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것입니다. 공시에 기재되는 내용은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소통 등입니다.
 
상장사들은 매년 전년도 평가를 바탕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정해 연 1회 상장사 홈페이지와 거래소를 통해 자율 공시합니다. 2년차부터는 전년도 계획과 이행 평가가 포함됩니다. 해외 투자자를 위한 영문 공시도 적극 권고했습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는 경우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여부와 투자자 소통 노력을 추가로 기재해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종합적인 작성 지침으로 각 기업이 자사의 특수성과 경제여건, 업황 등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이행하면 됩니다. 가이드라인은 이사회가 실질적인 기업 경영의 최고 결정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명시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5월로 예정된 2차 세미나 후 상반기 중에 확정하고 하반기부터 계획을 수립한 상장사가 자율공시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세제지원·표창으로 자율적 참여 독려
 
밸류업 방안을 담은 공시는 기업의 자율에 맡긴 것이므로 이행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패널티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금융위는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예정입니다.
 
금융위가 기업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세제지원·우수기업 표창·기업설명회(IR)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한 밸류업 노력 등을 종합평가해 매년 5월 '기업 밸류업 표창'을 진행합니다. 표창을 받은 기업은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세정지원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자율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은 거래소 공시 우수법인에 선정될 수 있습니다. 선정 기업은 상장수수료 면제,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유예 등의 혜택을 받게 됩니다. 코스닥협회 코스닥대상 시상기업 선정에서도 가점이 주어집니다.
 
거래소는 내년부터 매년 5월 백서를 발간해 밸류업 지원방안 참여·이행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실제 투자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분석할 예정입니다.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에도 나섭니다.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들로 구성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현금흐름 등 주요 투자지표를 고려해 종목을 선별하게 됩니다.
 
계량·비계량 항목을 종합평가해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할 방침입니다. 금융위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벤치마크로 활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지수는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기관투자자,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뮬레이션한 뒤 올해 3분기에 개발, 4분기에 관련 ETF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에 활용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에도 반영합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하는 지침으로, 연기금 등은 향후 투자 후보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시행하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자문단 꾸려 보완 및 시장의견 수렴
 
PBR, PER 등 각 기업의 주요 투자지표는 거래소 홈페이지에 공개해 투자자들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시장별(코스피·코스닥), 업종별(23개)로 주요 지표별 순위, 개별사별 현재·최근 5년간 수치를 제공합니다.
 
거래소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기 위해 전담부서(1부 2팀)을 이달 신설했습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모니터링하고 인센티브·지원사업 운영 등을 총괄합니다.
 
시장참여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다음달엔 '밸류업 자문단'도 구성합니다. 상장사,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 국내외 투자자,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가이드라인 보완·업데이트, 밸류업 정기 평가보고서 검수, 시장반응 수렴 등에 나섭니다.
 
거래소는 오는 6월까지 전자공시시스템(KIND)에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등 각종 정보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통합 홈페이지'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금융위는 상장사 밸류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시 교육 △1:1 컨설팅 및 번역지원 등 제공합니다. 기업의 노력을 알리고 투자자 의견을 듣기 위한 상장사 공동 IR 등도 확대합니다. 
 
거래소는 26일 1차 세미나를 통해 지원방안 공개 및 의견을 수렴하고 5월에 2차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이어 상반기 중에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금융위는 "기업경영 관행·문화로 정착되도록 기업 대상 안내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긴 호흡을 가지고 중장기 과제로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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