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급등주, '이런 패턴' 투자 피해야
최대주주 변경 후 주가급등과 지분 손바뀜
주가조작 세력 등에서 보이는 '작업 패턴'
무자본 M&A 표적…CB물량 많은 기업 주의
2023-07-25 06:00:00 2023-07-25 09:31:52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투자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재무구조가 불투명한 ‘한계기업’들도 사업목적에 2차전지만 추가하면 주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의 주력 사업은 2차전지 사업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소위 ‘세력’이라 불리는 이들의 타깃이 됐을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무자본 M&A·주가조작 세력 등이 개입된 주가 급등의 경우 특정 ‘작업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문가들은 신사업 추진과 함께 최대주주 변경 등 지분 손바뀜이 이뤄지는 기업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최대주주 변경 후 신사업, 기업사냥꾼 작전 '패턴'
 
25일 <뉴스토마토>가 지난해부터 이달 21일까지 진행된 주주총회소집결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2차전지 관련 사업이나 니켈·리튬·희토류 등 관련 소재 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거나 추가를 추진 중인 상장기업은 총 76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기업들 중에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이 보이는데요. 지오릿에너지(270520)(지엔원에너지)을 비롯해 이엔플러스(074610), 제이스코홀딩스(023440), 큐로(015590), 테라사이언스(073640), 메디콕스(054180) 등이 대표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의 변경과 함께 이뤄지는 호재 발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주가조작 대상이 되는 기업에서 주로 보이는 ‘패턴’이란 설명입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미상환된 전환사채(CB) 등이 많은 기업은 기업사냥꾼의 표적이 되기 쉽다”면서 “기업 인수 과정에서 수차례 매각되는 저렴한 구주 물량과 CB 등을 이용해 차익을 실현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무자본 M&A 이후 이뤄지는 지분 손바뀜에서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이들은 이전 최대주주와 이미 입을 맞춘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자본 M&A나 주가 조작 세력의 타깃이 되는 기업들의 패턴을 보면 이렇습니다. ‘최대주주 변경(상장사 인수)→CB, BW 등 사채 발행으로 지분 확보→호재 발생 후 주가 상승 때 지분 처분→최대주주 변경(새로운 세력의 인수)’입니다. 
 
고금리 대출로 기업인수…경영보단 CB에 목적
 
일례로 테라사이언스는 지난 1월 씨디에스홀딩스에 인수된 이후 3개월만에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지난 1월 1900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지난 14일 7640원까지 오르며 4배 가량 상승했습니다.
 
건설중장비, 산업차량, 군장비, 농업용 기계 등에 사용되는 파이프 연결 장치 등을 생산 판매하던 테라사이언스는 주력사업 부진으로 지난 2019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지난 5월 돌연 2차전지 소재 및 리튬 생산, 염호개발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죠. 
 
테라사이언스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 시점 이뤄진 지분 변동과 자금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씨디에스홀딩스는 잔금 납부를 완료한 지난 4월 2차전시 사업 추진과 함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제공계약체결’을 공시했는데요. 400억원의 인수 대금 중 280억원의 잔금을 납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총 207억원을 차입했고 80억원은 타법인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로 대용납했죠. 주식 등으로 고금리 빚을 끌어와서 회사를 인수한 셈입니다. 
 
고금리 대출로 테라사이언스를 인수했지만 경영권에 대한 의지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CB와 자기주식들을 대거 처분했기 때문이죠. 테라사이언스가 보유하고 있던 200억원 규모의 14~15회차 CB가 잇따라 재매각됐고 주식으로 전환됐습니다. 재매각 CB들의 전환가액은 1400~1800원으로 고점 기준 CB 인수자들은 400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입니다.
 
테라사이언스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 직후 보유하고 있던 지분 자기주식(6.86%)도 교환사채(EB)로 처분했습니다. 148억원 규모의 발행된 EB(전환가 2400원)는 내달 10일부터 주식전환이 가능합니다. 
 
2차전지로 주가 부양, 뒤에는 구주·CB 물량폭탄
 
철강재 업체인 제이스코홀딩스는 올해 필리핀에서 니켈 광산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지난 3월 2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제이스코홀딩스 주식은 한달여 만에 5450원까지 상승하며 2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1분기말 기준 제이스코홀딩스의 미상환 CB는 406억원에 달하는데요. 시가 대비 저렴한 CB 물량이 풀리기 시작하자 급등했던 주가는 이달들어 다시 2000원대로 내려온 상황입니다.
 
소방 차량 등의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하는 이엔플러스는 지난해 2월 최대주주가 변경됐는데요. 최대주주를 비롯한 일부 투자조합들의 의무보호예수가 끝나는 올해 2월들어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4000원 수준에 거래되던 주가는 4월 1만6300원까지 오르며 4배가량 급등했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 후 주가가 급등하는 기업들의 실제 신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최대주주 변경 전 미리 설립해둔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CB를 비롯해 저렴한 구주들이  매각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2차전지 사업을 추가하는 기업들이 주가조작 세력 등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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