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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꿈틀 대는 미 물가에 한은 고심
미국CPI, 예상치 웃돌고 둔화세↓
긴축 유지땐 민생경제 부담 가중
2023-02-20 06:00:00 2023-02-20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기준금리 결정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져서입니다. 국내는 고금리에 따른 민생경제 부담 큰 상황인 만큼 미국과 다른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한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2021년 8월부터 금리를 인상, 연 0.50%였던 기준금리를 17개월만에 3.50%까지 끌어올렸는데요. 통화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좀처럼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또 한번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에 나설지, 기준금리 동결로 숨고르기를 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이번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8회 연속 인상입니다.
 
국내외 상황은 통화긴축, 즉 인상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국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6개월 연속 5%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상수도료·난방비 증가 등 각종 공공요금이 급등하면서 5%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선 연준을 둘러싸고 금리 정점론이 힘을 잃으면서 현재 4.50~4.75%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기존 예상치(5.1%)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은 6.4%로 시장 전망치(6.2%)보다 높았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인 데다 비농업 일자리(51만7000개)가 예상보다 3배 가까이 늘면서 고용시장도 뜨거워졌기 때문에 연준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은이 동결을 결정한다면 한·미 금리차가 커져 우리에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다음달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상을 결정한다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현재 1.25%p를 넘어 역대 최대폭(1.50%포인트)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벌어지면 원화가 약세해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무역적자가 발생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운 이유는 고금리와 고물가로 시름하고 있는 실물 경제가 고민되기 때문입니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큰 상황에서 각종 공공요금이 올라 폭탄 청구서를 받아든 데다 대중교통요금 인상도 예정되어 있어 서민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해나가지만 경기 문제도 신경 써야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물가 안정 기조가 확고해지면 모든 정책 기조를 경기쪽으로 턴해야한다"고 말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동결 쪽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한·미금리차와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한은이 소폭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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