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신규 팹(Fab·공장) 증설과 관련해 국내 어느 지역으로 눈을 돌릴지 관심을 모읍니다. 최근 미국의 가드레일 조항 예고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탈중국 현상이 심화될 전망인데요.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려 생산 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반도체 산단 신규 입지 확보 추진 목표를 내세운 것 역시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 증설…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반도체 라인 투자를 지속해 추가 증설을 위한 부지가 필요해진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수원 화성, 용인 기흥, 평택 등지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본격 가동을 시작한 평택 캠퍼스 3라인(P3) 외에 P4~P6 반도체 공장을 3개 더 지어 6개의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인데요.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평택 캠퍼스에 라인을 반밖에 안 깔았기 때문에 앞으로 평택 부지에 더 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의 2027년 상반기 첫 팹 가동을 목표로 한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은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일원 415만㎡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시와 충북 청주시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120조원을 투자해 총 4개의 반도체 팹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천 같은 경우는 경기도에 있다보니까 수도권 공장 총량제라든지 여러 관련 규제 때문에 더 이상 그 곳 안에 부지를 넓힐 수가 없다"며 "그래서 추진되는게 용인 클러스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용인시는 이날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각종 기반시설 공사가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공사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반도체 팹 가동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기한 내 조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사진=용인시)
반도체 기업들 생산 거점 고민중…기존 공장과 시너지 낼 지역이 후보군
이런 가운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신규 반도체 산단 후보지를 놓고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생산거점 확보에 있어 다양한 조건과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입지를 두고 국내일지, 해외일지, 어느 지역이 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업계에선 기존 반도체 사업장이 위치한 경기 이천·기흥·화성·평택, 충북 청주 등과 가까운 곳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역이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 완화에 대한 의견도 제기됩니다. 공장총량제는 제조업의 과도한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공장 건축 면적 총량을 설정해 건축을 제한하는 규제인데요.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수도권 집중 완화와 균형 발전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기업들이 국외 탈출을 택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가드레일 조항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에 현재로선 국내 업계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력을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다만 "미국 반도체법 및 가드레일 영향으로 우리 기업들의 중국 공장 운영이 어려우면 국내로 눈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내 공장 증설 등의 유인을 주기 위해선 적극적인 규제 완화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