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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연일 강경 발언…혼란스러운 금융권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차질…"노조 불법행위 강력대응"
노사간 합의사항 당국 관여 부적절 지적도
이 원장, 성과급·주주환원도 문제 삼아
2023-01-30 06:00:00 2023-01-30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가 차질을 빚자 불법행위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노동조합에 경고하는가 하면 금융사의 성과급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의 주요책무가 소비자보호와 금융기관 건전성을 챙기는 것이지만, 전방위적인 강경 발언이 금융질서를 흐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열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이 원장은 지난 26일 보험회사 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은 정당한 법 해석과 권한에 기인해 내린 어떤 조치에 대해 적법하지 않은 형태로 의사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강하게 대응할 기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추진에 대해 금융노조가 계속 반발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한 물음에 이같이 대답한 것입니다.
 
노조의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정부가 금융당국이 강경대응하겠다는 기조가 있다는 이 원장의 발언이 이치상 틀리지 아니지만 수위가 쎄고 거침이 없어 금융권 내에서는 반발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특히 은행 영업시간 조정에 관해 불법행위가 있다면 '강경대응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금융노조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노사 간 협의해야 할 부분을 정부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금감원장이 나서니) 사용자 측에서 노조와 대화할 생각도 안하고 (영업시간 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금융정책 수립 기능을 갖고 있고 감독기능까지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이 해야 할 일을 감독기관장인 이 원장이 도맡고 있는 행태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이 원장은 은행들의 성과급 지급에 대해서도 과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 16일 '가상자산 관련 금융리스크 점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발생한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하고 3분의 1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우리 국민 내지는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은행권의 사회공헌을 금액적 측면에서 주주환원이나 성과급의 10분의1이하 적은 금액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13일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시장이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지만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개입이)충분히 필요하다"며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에 어느정도 재량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소송문제  △대출금리 인상 자제 △은행권의 성과급 행태 등  민감하고 주요한 사안에 대해 거침없이 강한 어조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의 공공적 기능을 강조하고, 금융권 기강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금감원장에 대해 시장이 가졌던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 원장은)그것과 전혀 다르다"면서 "학자 출신이었던 전 원장과 달리 이 원장이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침과 발언에 따르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이 원장이) 금융당국 수장 중 하나로서 연관이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금융위원장이 일련의 발언을 하는게 더 적합하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시장이 과열될때 금융당국이 시그널을 주고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이 될 경우 이 원장은 관치금융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상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을 물러나게 했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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