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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한목소리 "우리금융 새 회장 후보 임종룡 반대"
정무위 소속 의원들 "관치금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여당 의원조차 "금융권 장악 관치 안타까워"
2023-01-26 06:00:00 2023-01-26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유근윤 기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인선 레이스에 뛰어든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관치 금융'의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민간 금융사의 역할이 중요한데, 정부가 낙점한 관료 출신 인사가 내려오는 식의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우리금융에서 객관적으로 평가를 통해 적절한 회장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관치와 같은 외부 압력으로 결정되는 것은 우려되는 일"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백 의원은 "(회장 선출은)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알아서 할 문제지만, 그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여당 내에서도 도 넘은 관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정무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정부와 금융당국, 정치권이 금융산업을 옥죄는 규제를 풀어주고 독립성을 키워야 하는데 새 정부 출범 후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는 일련의 관치 논란이 안타깝다"고 전했습니다.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종민 의원은 "금융 관료 출신들이 주식회사의 대표를 맡는다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리는 일"이라며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대외 신인도가 나빠지면 한국 경제 전체에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움직이는 금융회사, 은행이라는 인식은 더 이상 국제적으로 통하지 않는다'며 "'관치 금융'이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대한민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이런 (관치) 관행을 유지한다는 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용우 의원도 "관치 논란을 별개로 하더라도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게 해야하는데, 시스템이 아닌 특정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독립적인 승계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게 중요한 과제인데 현재로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직에 앉게 될 경우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임 전 위원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금융의 경쟁사인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맡았고, 이후 금융위원장을 지내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선수(민간 CEO) 뛰다가 심판(금융위원장)하다가 다시 선수로 간다니 부끄러운 일"이라며 "관치 금융이 아니라 후안무치의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박 의원은 또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금융위원장을 거쳐서 다시 우리금융이라고 하는 경쟁회사의 회장이 되겠다는 것은 상도의가 없는 일"이라며 경쟁구도의 대척점에 있는 애플의 회장을 지내다가, 삼성의 회장을 맡는 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유근윤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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