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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남북 '강대강' 대치…북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여전
북, 핵무기 고도화 작업 '마이웨이'…한미도 연합훈련 강화로 맞서
신냉전 구도에 남북 출구 없어…"북, 핵실험시 더 강압적으로 나올 것"
2022-12-26 14:52:09 2022-12-26 16:13:23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시험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남북이 내년에도 '강대강' 대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8차 당대회 국방분야 5개년 계획에 따라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무기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는데다, 이에 맞서 윤석열정부도 미국과 함께 확장억제 강화로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남북 간 대화의 문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내년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여전해 남북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시기로는 내년 1월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 2월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등이다.  내년 2월8일은 북한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이 되는 날이다. 여기에 3~4월은 한미의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이 예상되는 시기다. 북한이 기념일 때마다 무기 개발·시험에 나서고, 한미 연합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무력시위가 1~4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체계적이고 순차적으로 핵무력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8일 사거리 1만5000km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지난 16일에는 ICBM 등에 장착할 수 있는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 이어 18일에는 군 정찰위성 준비단계에 이르렀다.
 
내년에도 국방 분야 5개년 계획에 따라 핵무력 고도화 등 국방력 강화를 위한 무기 개발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 대표적으로 전략·전술적 가치가 큰 핵잠수함과 정찰위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무인정찰기 등에서 내년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더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군 정찰위성의 경우, 내년 4월까지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여기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졌는지 검증하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며 ICBM의 정상 각도(30~45도) 시험발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는 내년에 코로나19 이후 축소됐던 한미 간 야외 실기동 훈련을 다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하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 결과, 전반기 연합연습과 연계해 한미 연합 야외 기동훈련의 규모와 종목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쌍룡 연합상륙훈련 등 20여개 훈련을 과거 독수리훈련 수준으로 집중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보다 질적, 양적으로 강화된 한미 연합훈련에 북한의 무력시위도 내년에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20일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한 미 F-22 전투기가 군산기지에 착륙하여 지상활주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뉴시스 사진)
 
북한은 내년에도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국방력 강화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작업에 한미일 3국이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상황에서 북한도 중국,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며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내년에 무기 개발과 함께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한다면 남북 관계는 군사적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전략자산를 활용한 한미 공중연합훈련이 북한의 핵실험 감행에 대응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전략자산 전개로 인한 북한의 추가 도발이 불가피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내년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고 내년 4월까지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했다. 남북관계는 지금 보다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남북이 강대강 기조로 갈 수밖에 없고 북한도 전술핵탄두를 이용한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한국에 더 강압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도 "우리가 보는 것은 당장이든, 나중이든 북한이 협상을 위해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는데 절대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은 계속 핵무력을 고도화시키는 자기 길을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북한 내부에서는 이렇게 가는 것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제안이 있어야만 (대화에) 나갈 것"이라며 "그런데 그게 나올 가능성이 없다. 그러면 자연스러운 결론은 적어도 2~3년 동안은 이러한 강대강 구도로 계속 갈 것이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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