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합 "양도담보 잡힌 자동차 처분해도 배임죄 안돼"
"양도담보설정 맺었어도 근본적 의무는 채무 갚는 것"
2022-12-22 17:32:40 2022-12-22 17:32:4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채권자에게 차량을 양도담보로 잡힌 주인이 해당 차량을 다른 사람에게 처분했더라도 배임죄를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같은 경우 배임죄를 인정했던 종전의 대법원 판례는 모두 변경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2일 미납대금 채무 담보로 잡힌 자신의 차량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긴 혐의(배임죄)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사건의 쟁점은 채무자 A씨가 채권자의 사무(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담보목적의 달성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담보설정계약의 체결이나 담보권설정 전후를 불문하고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은 여전히 금전채권의 실현 내지 피담보채무를 변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채무자가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른 급부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채무자 자신의 사무에 해당할 뿐이고,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 신임관계에 기초해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한다고 볼 수 없고 이 법리는 권리이전에 등기·등록을 요하는 동산에 관한 양도담보설정계약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자동차 등에 관해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한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해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않고,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고 이를 타인에게 처분했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도소매업을 해온 A씨는 2016년 6월 물품대금을 납품업체에 줄 수 없게 되자 자신의 자동차를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정해놓고 이듬해 3월 자동차를 다른 사람에게 245만원에 팔아넘겼다. 양도담보 제공 약정에 따르면 A씨는 납품업체에 등록명의를 이전해줘야 하지만 자동차를 처분함으로써 배임죄로 기소됐다. 1, 2심은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A씨가 상고했다.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을 포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2일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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