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법 바뀌어 죄 안 된다면 새법 적용해야"
2022-12-22 17:05:23 2022-12-22 17:05:23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범죄행위 후 법이 바뀌어 범죄가 아닌 행위로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국회가 별도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개정된 새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법령 개정의 동기에 따라 새법과 옛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던 종전 판례가 변경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2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취지로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을 포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2일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형법 1조 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돼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새법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형사소송법 326호 4호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됐을 때 면소판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들은 범죄 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법령이 변경된 경우 행위시법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시법을 적용한다는 취지임이 문언상 명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문언의 명확한 개념과 다르게 종래 대법원 판례와 같이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것인지에 따라 규정들의 적용 여부를 달리해야 하는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면서 "종래 대법원 판례는 법문에 없는 추가적인 적용 요건을 설정한 것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에 대한 축소해석은 불가피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로 최대한 제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입법자는 법령의 변경 과정에서 종전 법령에 따른 처벌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스스로 면밀히 검토해야 하고,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법령의 변경과 동시에 적절한 경과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자의 의사는 형법 1조 2항과 형사소송법 326조 4호의 명문규정에 따라 가벼워진 신법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래 대법원 판례가 최초 판시된 1960년대 이후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상당한 법제도적·기술적 발전이 있었고, 국회 또는 행정부의 입법절차와 입법환경에서 많은 개선과 정비가 이루어지는 등 입법자가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의 유지 여부를 숙고해 적법하고 적절한 형태로 경과규정을 둘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졌다"고 덧붙였다.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 전과가 있는 A씨는 2020년 1월 혈중알코올농도 0.209%의 음주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2년10개월을 선고받은 A씨는 항소심(원심)에서도 같은 선고를 받았는데, 당시 재판부는 2020년 6월9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아니라 시행 전 옛 도로교통법을 적용해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선고 후인 같은 해 12월10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 행위는 '자동차등'에 관한 도로교통법 148조의2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 '자전거등'에 관한 156조 11호의 적용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종전의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던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인 새법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 처벌 대상이 됐다. 이에 A씨가 상고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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