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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PF발 부실 전이 우려 증폭…하이투자증권, DGB금융 '지급보증' 회사채 발행
창사 이래 첫 회사채 3000억원 발행…2000억 채무상환에 활용
높은 PF 익스포저 비율에 부실 더욱 커지면 추가 자금 쏟아부을 수도
애널리스트들 "DGB금융 목표주가 하향 조정…하이투자증권 영향"
2022-12-07 06:00:00 2022-12-07 06:00:00
[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3000억원 자금 확보에 나섰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채무상환에 2000억원, 자금 운영을 위해 1000억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회사채 발행 지급 보증을 한 DGB금융지주에 대한 부실 전이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진 데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익스포저 비중 또한 높아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리스크를 모회사가 떠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은행권으로 ABCP발 부실 확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납입일은 오는 8일이다. 하이투자증권의 회사채 발행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20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 1000억원은 유동성 확보 차원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의 지급 보증을 바탕으로 AAA등급으로 발행했다. 하이투자증권 신용등급은 A+인데 이를 신용 보강해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모회사인 금융지주 지급보증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달 29일 수요예측에서 1800억원 모집에 단기물을 중심으로 5400억원 이상이 몰렸다. 
 
문제는 하이투자증권이 이번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위기에 위험성이 높은 회사로 거론되는데, 사실상 DGB금융이 지급 보증을 함으로써 그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이다. DGB금융으로 위험이 전이될 경우 자칫 은행권으로까지 문제가 전이될 수 있다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모회사의 신용 보강을 통해 회사채 발행을 하는 경우는 업계에서도 굉장히 드문 일"이라면서 "사실상 모회사가 지급 보증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건 모회사의 회사채 발행이나 같은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 지급 보증을 잘못 설 경우 금융지주가 그 부실을 떠안아 은행권으로 그 문제가 확산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8월 공개된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 비율이 높은 증권사 중 다올투자증권(26%)과 하이투자증권(26%)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F발 위기로 현재 하이투자증권은 전체 직원 926명(9월말 기준) 가운데 정규직(551명)의 절반 이상인 260명을 희망 퇴직 대상자로 두고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 상황이 어려워 긴축이 불가피 해진 상황에,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의 회사채 발행 3000억원에 대한 지급 보증을 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기존 PF딜의 만기가 돌아왔을 때 상환이 어려울 경우 지금처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DGB금융지주에 대해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의 PF수익 부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목표주가를 낮추기도 했다. 지난 10월 하나증권은 하이투자증권의 PF 수수료 이익이 급감했다며 DG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1000원에서 9500원으로 13.6% 내려잡았다. 올해 3분기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PF수익은 45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엔 1100억원, 지난해 3분기엔 693억원이었는데 이보다 대폭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한 1000억원 유동성 자금으로 직원들의 희망 퇴직에 관한 자금으로 활용될 여지가 높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의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은 채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회사고 ABCP 때문에 문제가 되는 회사 중 하나"라면서 "회사가 돈이 있어야 희망 퇴직도 할 수 있는데 모회사가 지급 보증을 하면서까지 회사채 발행을 했다는 건 내부적으로 자금 수혈에 급하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에 자금시장 경색 때문에 증권사 기업어음(CP) 전단채 쪽에 자금 융통이 안 되다 보니 유동성 대응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게 된 것"이라며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적절히 해서 안정적인 영업으로 채무증권 상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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