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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노조, 대규모 희망퇴직에 반발…"일방적 구조조정 안된다"
사측, 정규직 551명 중 절반 이상인 260명 대상 발표
계약직 346명 감안…전체 절반 이상 인력감축 가능성
2022-12-06 06:00:00 2022-12-06 06:00:00
[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하이투자증권 노조가 대규모 희망퇴직 추진을 두고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희망퇴직을 추진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18년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지주에 자회사로 편입 당시 사측과 노조, DGB금융지주 간의 3자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는데 이를 사측이 깼다는 것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지난 4일부터 대구의 DGB금융지주 앞에서 시위에 돌입했다. 사측이 노조와의 신뢰를 깨고 일방적인 희망퇴직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일 희망퇴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근속년수 20년 이상, 부장급 이상, 1967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자율적 분위기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희망 여부에 따라 지점 전문 영업직으로 재취업도 가능하다고 자율적인 희망퇴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은 노조와 합의를 하지 않은 내용을 공식화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8년 10월 DGB금융그룹에 공식적으로 자회사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지주와 하이투자증권 사측과 노조 간 3자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다. 당시 5년간 고용 보장 약속을 전제로 노사 간 협약을 맺었다. 노조의 동의를 얻을 경우에 희망 퇴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한 관계자는 "지난해 내내 시장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레고 사태 이후에 증권사들의 환경이 급격하게 어려워졌다"며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경영진들이 인력 감축을 하려고 하는데, 문제는 노조와 합의를 통해 질서 정연하게 자유롭게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하이투자증권은 사실상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전체 임직원 수는 926명이다. 계약직은 346명, 정규직 551명에 나머지는 임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회사 측이 제시한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되는 인원은 정규직 가운데 260명이다. 정규직 인력의 절반 이상이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되는 셈이다. 이들 중 200여명 상당 인원이 노조 소속이다. 계약직 인력에 대해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식으로 진행이 되면 사실상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에 대한 구조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식이다. 게다가 10월부터 고연령,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냉장고 부서'라 불리는 디지털케어팀이 직원들을 압박하는 용도로 운영되고 있다고 노조 측은 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하이투자증권의 노사 간 약속 파기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내년에도 증권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다른 증권사들 또한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부터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대구의 DGB금융지주 앞에서 본격 시위에 돌입했다. 증권업종 노조 전체가 하이투자증권의 시위에 본격 합류해 노사 관계 파기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뭉쳤다.
 
한편 노사 관계에 악화에 대해 하이투자증권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자발적인 희망퇴직이기 때문에 노사 협의를 파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디지털케어팀은 영업점 산하에 두고 비대면 손님들을 활성화 해보자는 측면에서 운영을 하게 된 것이며, 회사 규모나 조직 형태나 그런 것에 따라서 업무 형태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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