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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초중등 교부금' 3조 2천억 대학에 투자
고등교육 분야 투자 예산 11조 2천억 조성
기존 예산에 폴리텍대학 지원 예산까지 합쳐
"대학 자율적인 혁신·지방대 육성 집중 지원"
2022-11-15 11:55:18 2022-11-15 12:21:18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정부가 유·초·중·고교 교육에만 사용됐던 예산 일부를 활용해 대학 등 고등·평생교육 분야 투자 강화에 나선다. 초·중등교육에 투입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3조2000억원을 떼어와 총 11조2000억원 규모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것이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의 동의가 없으면 실현할 수 없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내용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활용한 고등교육 재정 확충 방향과 구체적인 예산 내역'을 발표했다.
 
그동안 대학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등록금 수입 저하와 10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 등에 따른 재정상의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실제 2019년 우리나라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4.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그간 초·중등교육 분야에 쏠려있던 교육 재정의 균형을 잡기 위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는 총 11조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기존 교육부의 고등·평생교육 분야 대학 경쟁력 강화 관련 사업과 고용노동부의 폴리텍대학 직접 지원 사업 등에 대한 일부 예산이 합쳐져 8조원이 특별회계로 이관된다. 여기에 유·초·중·고교 교육에 사용하고자 시·도교육청으로 투입되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 3조원과 일반회계 전입금 2000억원을 특별회계로 이관해 편성한다.
 
정부는 이번에 조성한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로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과 지방대 육성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현재 연 1조원 수준인 대학 일반재정 지원을 2배 가까이 늘린 1조 9천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또한 사업비를 인건비와 경상비로도 일부 활용할 수 있도록 집행의 자율성을 높인다.
 
정부가 먼저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재정 지원을 했던 기존 '대학기본역량진단'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성과를 평가하고 정부는 사후 점검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한다. 아울러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 진단과 실태조사를 통해 재무 상태를 파악하고 경영 자문 등 적극적인 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데 25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지방대학을 위한 재정 지원도 추진한다. 지방대학이 특성화 분야를 육성하고 지역 주도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설 수 있도록 연간 5000억원 규모의 '지방대학 활성화 사업'을 신설한다. 기존 대학-지자체·지역산업·혁신기관 협력지원사업(RIS)도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다.
 
대학의 교육과 연구 여건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국립대는 예산 증액과 함께 지역연구중심대학(Glocal BK)을 추가 선정하는 등 지역 혁신 거점으로 키운다. 특히 내년부터 2027년까지 5년 동안 5조2000억원을 투입해 노후화된 시설과 기자재를 전부 보수하거나 교체할 계획이다.
 
석·박사급 고급 인재의 안정적인 연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4단계 두뇌한국21(BK21) 사업도 확대한다. 연구지원금 단가를 월 30만원씩 늘리고 최상위권 대학원생들에게는 해외 공동 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유·초·중등교육계와의 협업에도 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다. 교원 양성 과정의 고도화를 위해 교원 양성 혁신을 주도하는 기관에 대학원 수준의 교육과정 개편을 지원한다. 또 교사들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분야 역량을 제고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맞춤형 연수를 지원한다.
 
다만 이는 국회에 계류된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법 제정안' 등 3개 법안이 먼저 처리돼야 시행할 수 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 내에 특별회계법이 통과돼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그간 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내용과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해 왔다"며 "우선 법안 통과에 주력할 생각이다. 논의 과정에서 대안이나 보완점이 나온다면 열린 마음으로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가 11조2000억 규모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과 지방대 육성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신설을 통한 고등·평생교육 재정 확충 방향'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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