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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언제②)무주택자라면…"알짜 청약 노려라"
전문가 81%, 내집 마련 형태 '청약' 최우선 활용
수도권 3기 신도시 '고려'…경매·토지 투자 '추천'
2022-11-03 06:00:00 2022-11-03 06:00:00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 집을 갖기를 원하는 무주택자들에게 청약에 집중하라고 입을 모았다.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전망으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오히려 내집 마련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2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 81%(중복답변 고려)는 내집 마련을 희망하는 무주택자에게 추천하는 유망 주택 형태로 청약을 활용한 신축아파트 매매를 권했다. 윤석열 정부가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분양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청약 경쟁 축소로 당첨 기회도 확대된 까닭이다.
 
"청약, 가장 저렴한 내 집 마련 방법…시장 위축, 활용해야"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신축 아파트는 구축에 비해 주거 편의성이 뛰어나고, 청약시장 위축으로 수요가 감소한 만큼 저가점자들의 당첨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정부의 청약제도 개선, 금융규제 완화 방안에 따라 청약 접근성이 개선됐고 수도권 중심으로 저렴한 공공분양 50만호가 공급 예정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청약을 우선 추천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로 완화했으며 내년부터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해 LTV를 50%로 완화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해제하기로 했다.
 
여 연구원은 다만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차익 기대감이 낮아졌고, 아파트 시장에 급매물이 늘고 있기 때문에 실수요들은 자금 여력과 입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합리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격을 반영할 경우 저렴하게 새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청약의 장점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원자재, 인건비, 관리비 등의 동반 인상으로 과거 대비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의 경우 인근 주택시세보다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다”면서 “과거처럼 소위 ‘묻지마 청약’을 하기 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지만, 270만호 수준의 공급이 예정된 만큼 시장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며 청약을 넣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추첨제와 특별공급 등 무주택자에게 우호적인 청약제도,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재고주택보다 다소 낮은 분양가 수준을 고려할 때 청약을 추천한다”라고 밝혔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되는 입지 좋은 곳의 청약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반면 입지가 뛰어나 하락기에는 덜 떨어지고, 상승기에는 시세 상승을 주도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표=뉴스토마토)
 
 
청약 고려 지역으로는 수도권 3기 신도시가 45%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정비사업지 주변이 5명으로 25%를 차지했고 현재 주거지 주변과 개발 호재 유망지역은 각각 15%를 기록했다. 내집마련을 위한 대출(레버리지) 비율로는 40% 이내를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50%이내(6명), 30% 이내(3명), 60%이내(2명) 순으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모두 무리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는 ‘영끌’ 매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가계 소득에서 무리가 없는 선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과 높아진 집값 영향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이자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끌' 지양해야…대출 40% 이내 최다 추천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레버리지 비율보다 각자의 한달 수입(가처분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을 얼마까지 해도 생활이 가능한지를 고려하고 이에 중점을 두고 대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의 비율보다는 이율이 더 중요하다”면서 “향후 국내 기준금리 3.5%를 고려한다면 대출레버리지는 30%미만으로 설정하는 것이 적합하다”라고 제시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대출로 고정금리로 받을 수 있는 최대한도가 적합하다”면서 “지역, 주택 가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LTV 기준으로 보면 50~70% 이내가 적정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집값이 10억원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70% 이상 대출을 받을 경우 갚아야 할 이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앞으로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라며 “현재 대출비율은 평균 48%로 MZ세대들의 영끌 등으로 38%에서 48%로 늘어난 점이 있는데 월급을 100만원 받으면 30만원 수준에서 나가야지 3분의 1을 넘어서면 기본 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출비율은 40%가 적정하다”라고 제언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인 만큼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경매나 토지 등에 관심을 가지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모든 부동산의 가격이 조정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번 조정기가 생각보다 길지 않을 수 있어 가능한 자금 내에서 꼬마빌딩이나 토지 등을 매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대지 지분이 많이 확보될 가능성이 있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어서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2025년 이후 UAM 상용화에 의해 접근성이 어려웠던 산악, 섬 등 관광지 토지에 대한 투자나 서울 신속통합 재개발, 재건축 지역, 서울 오피스 관련 리츠, 펀드 등 투자도 추천할 만하다”라고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고점 대비 30%이상 하락한 급매물을 위주로 선별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다만 수익형부동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과 함영진 랩장은 ‘경매’를 추천할 상품으로 꼽았다.
 
◇ 설문조사에 참여한 부동산 전문가 20인(가나다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정민 포애드원 본부장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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