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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우리금융, 워싱턴發 '신경전'(종합)
이종휘 "김승유 회장 용퇴할 것"
2010-10-11 06:00:00 2011-06-15 18:56:52
[워싱턴 =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부터 9일까지 열린 IMF, 세계은행 총회에 참석한 국내 금융사 회장, 은행장 발언을 놓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금융지주사 회장, 은행장들은 모두 작심한 듯 미국 워싱턴에서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관련된 논란은 이번 주 내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어윤대 "DBS 은행 찾는다"
 
어윤대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해외은행 인수합병(M&A)에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어 회장은 "해외 기관투자 설명회 때 싱가포르를 방문해 DBS 은행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DBS은행은 어 회장이 지난 8월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은행으로 IB부문 수익이 50%를 넘는다.
 
어 회장의 이번 방문을 놓고 KB금융이 예상보다 빨리 해외은행 M&A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어 회장은 "앞으로 두 달 간이 고비"라고 밝혀 구조조정을 계속 진행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노조와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올해 600명을 신입 채용했는데 내년에는 100명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 김승유 "우리금융에 계속 관심 갖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대놓고 연애한다는 사람치고 결혼하는 것 못봤다"고 말했다. 조심스런 반응이지만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였다. 
 
최근 햇살론과 비교당하며 실적이 좋지 않다고 질타받는 미소금융에 대해서는 "적당한 수준의 대출이 나가야 한다"며 "많은 대출이 나가면 연체가 심해진다"고 말해 적극 변호에 나서기도 했다.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예상 외의 부진한 3000억원 밑의 실적이 나올 거라고 말했다.
 
◇ 이종휘 "김승유 회장 용퇴할 것"직격탄
 
메가톤급 발언을 한 사람은 이종휘 우리은행장이었다.
 
이 행장은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합병을 위해 김승유 회장 용퇴 카드를 쓸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신한사태와 연관지어 "김승유 회장 역시 장기집권과 관련해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이 행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 행장의 교감없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이 과점 주주 형태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신한지주(055550)의 라응찬 회장, 이백순 행장 등은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에 따라 급하게 한국으로 되돌아갔다. 이 행장의 경우 미국 시간으로 8일 저녁에 열린 장관 만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재정부 관계자들 역시 "이 행장의 행방을 모른다"고 말했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했다는 얘기다.
 
한 동안 신한 사태로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세 금융사의 회장, 행장들은 모두 워싱턴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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