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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성 구현에 공들이는 케이블 업계…위기 돌파 키 될까
로컬테인먼트 콘텐츠·지역 밀착형 커머스로 경쟁력 제고 시동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효과'…지역 커머스방송 제도화 요구↑
2022-07-26 16:08:17 2022-07-26 16:08:1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인터넷TV(IPTV)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의 부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케이블 방송 업계가 지역 밀착 콘텐츠로 지역성 강화를 앞세워 경쟁력 제고에 분투하고 있다.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포맷의 로컬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을 늘리는 한편 지역 밀착형 커머스를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 마련에 나섰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037560)은 지역 채널 콘텐츠에 연간 4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콘텐츠 4편을 선보인다. 새롭게 제작되는 콘텐츠는 MZ세대를 겨냥해 지역사회의 가치를 예능 프로그램 형식에 담아 제작한 '로컬테인먼트'다. 앞서 LG헬로비전은 지역채널, 종편·PP 등과 협업해 지역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엄마의 여행, 고두심이 좋아서', '엄마는 예뻤다', '눈에 띄는 그녀들' 등 로컬테인먼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김덕일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해 매각을 추진 중인 딜라이브는 지역성 강화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동네 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소재들을 재미있게 전달해 주는 콘셉트의 에듀테이먼트 프로그램 '히스토리야(野)'를 지난 22일 론칭했다.
 
지난 3월 '제2의 개국'을 선포하며 지역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써 내려가겠다고 밝힌 HCN은 새 키워드로 '스토리'와 '미담'을 앞세웠다. 지역의 소식을 전할 뿐 아니라 지역민이 직접 프로그램에 출연하도록 했다. 일례로 HCN·영남지역본부 제작진이 선보이는 '미니 토크 다큐', '걸을지도'는 리포터가 지역의 골목을 다니며 지역민들과 인연을 만들고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새로운 지도를 그려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6월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가 적용되면서 2년간 지역채널에서 소상공인 제품과 지역 특산품·특산물 관련 커머스방송을 하게 된 케이블방송 업계는 지역 농가와 소상인 판로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케이블TV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에서 지역 농가의 우수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지난 2월 강원도 화천군은 축제를 위해 준비한 산천어 30만 마리를 가공식품으로 제작해 LG헬로비전 지역채널 커머스를 통해 판매했다. LG헬로비전에 따르면 최문순 화천군수는 당시 인터뷰에서 "축제를 위해 준비한 산천어와 농산물 처리가 상당히 힘들었는데,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으로 모두 판매했다"고 했다. 연중 캠페인 '동네가게 함께가게'에서 전통시장, 식당, 카페 등 소상공인 업체를 선정해 광고 영상도 제작해준다. 지난해에는 1020곳을 제작했고, 올해 7월까지 440여 곳이 예정돼 있다.
 
HCN은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에서 전통시장  상품,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내 청년 창업자, 사회적기업의 상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고 있다. 윤혁 동작구 성대전통시장 상인회장은 "매출이나 수익 면에서 당연히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지역채널이 지역 상권에 지속적인 관심과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준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덕현 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 공간재생팀장은 "지역채널 커머스가 중소기업의 온라인 판로개척을 위한 협력 모델로 안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실증특례 기간 만료를 1년을 앞두고 케이블TV는 지역채널 커머스방송 제도화를 요청했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견을 좁이지 못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규제샌드박스 운영 결과 지역 커머스 정규 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입법예고했다. 방통위는 케이블TV커머스를 방송광고로 봐야한다면서 시행령 개정이 아닌 방송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G헬로비전 지역채널 오리지널 예능 '엄마는 예뻤다' . (사진=LG헬로비전)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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