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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기업대출 근황①)가계대출 한계…사업영토 확장
토스뱅크 사업자대출 한달반만에 2천억 돌파
하루 평균 취급액 시중은행 웃돌아
"DSR 규제 지속에 가계대출 확대 한계"
2022-04-12 06:00:00 2022-04-12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시중은행의 주무대였던 개인사업자대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개인신용대출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지만, 앞으로 가계대출만으로는 성장세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2월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토스뱅크가 선보인 개인사업자대출은 출시 한 달 반만에 2000억원을 돌파했다. 무보증·무담보 신용대출 상품인 '사장님 대출' 잔액은 지난 달 말 기준 2095억원으로, 2월 말 대비 197.5%(704억원) 급증했다.
 
하루 평균 신규 대출 취급액이 약 60억원으로 시중은행의 무보증 개인사업자대출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사장님 대출'은 보증기관의 보증서나, 고객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하지 않고 개인의 신용에 따라 한도(최고 1억원)를 부여한다.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개발한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으로 시중은행들의 대출심사 단계에서 발걸음을 돌려야했던 대출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다른 인터넷은행들도 개인사업자대출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케이뱅크는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협력한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중 개인사업자 대상 소호(SOHO) 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시내 은행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 대비 저렴한 대출금리와 여유로운 한도를 무기로 가계대출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거래 부진과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가계대출이 줄고 있는 시중은행과 반대 모습이다.
 
다만 가계대출에 편중된 인터넷은행의 대출 구조는 성장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히다.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 중 가계대출 비중은 90% 이상을 차지한다.
 
인터넷은행들은 현재 은행업 신규 사업자 자격으로 최장 3년간 예대율 규제 적용 예외를 받고 있지만, 추후 시중은행 수준의 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면 가계대출 관련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동안 전방위적으로 묶여 있던 대출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가계대출 최고 금리가 연 6%를 넘어섰고,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대출 한도에 제한이 있어 가계대출이 크게 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일변도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규제 개편 이후 인터넷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자금 지원이라는 정부 유인책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기업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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