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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기업대출 근황②)고정관념 깬 대출심사
단순 매출액 외 비금융정보 적극 활용
당국, 인터넷은행 기업대출 '메기' 역할 유도
2022-04-12 06:00:00 2022-04-12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금융 정보를 대출심사에 활용하기 때문에 소득 증명 등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당국도 인터넷은행이 소상공인 자금 지원 차원에서 기업대출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손질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대출인 토스뱅크의 '사장님 대출'의 흥행 비결도 비대면이라는 간편함과 전급성이다. 이 대출 상품은 지난달 31일 기준 대출 잔액이 2095억원을 기록했다.
 
사장님 대출의 강점은 무엇보다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이라는 점이다. 실제 한 달간 이 대출 상품을 일으킨 대출 가운데 도소매업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1%를 기록했다. 주로 온라인 사업장을 운영하는 이른바 '비대면 개인사업자'들이 다수였다. 
 
토스뱅크는 이러한 시장 특성을 감안해 보증기관의 보증서나 담보물 확인이 필요 없는 대출이 되도록 상품을 구상했다. 그럼에도 고객 3명 중 1명은 4% 미만의 저금리 혜택을 받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A은행이 취급한 개인사업자 보증서대출 평균 금리는 3.12%다. 보증서 대출의 경우 전체 보증금액에 최소 연 0.5%포인트의 보증요율이 붙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금리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토스뱅크는 "매출액이 크지 않더라도, 연소득이 일정하거나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경우 단기간에 높은 소득을 올린 사업자에 비해 높은 신용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영업의 지속성과 소득의 정기성 측면에서 가점이 부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당시 내세운 금융이력부족자(씬파일러·Thin Filer) 대출 확대라는 취지와도 연결된다. 신용평가모형(CSS)에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이들에 대한 포용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런 성격이 소상공인 등 그간 은행에 대출이 반려된 차주들에 대한 상품 취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자체적인 신용평가 모형을 적용했다. 예컨대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라면 대출 상환 이력이나 연체 이력에 더해 통신비 납부 이력, 온라인 쇼핑 패턴 등 비금융정보를 신용 평가에 활용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토스뱅크를 비롯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이 기업대출을 더 늘리도록 독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규정안'을 통해 올해 인터넷은행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잔액 비율) 규제와 대면거래 예외 규정을 바꿀 계획이라고 입법예고 했다. 인터넷은행들도 기업대출 취급시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예대율 85% 가중치를 적용받도록 해 대출을 더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비대면 거래만 하도록 한 규정도 기업대출을 위한 현장실시, 비정형화된 서류의 진위확인 등에는 예외적으로 대면 거래를 허용토록 할 방침이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인터넷은행이 대면거래가 아닌 전자금융거래의 방식으로 업무를 영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에 현장 실사가 허용돼 있지 않고, 연대보증계약은 대면 계약이어야 법적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높은 비대면 접근성을 강점으로 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토스뱅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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