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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콘솔" 서구권 공략에 힘주는 게임사들
콘솔 시장, 전체 게임 시장의 26.6%…비중 높은 시장
스마일게이트 시작으로 주요 게임사 북미·유럽 진출에 적극
2022-04-07 16:09:52 2022-04-07 16:10:51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시장에선 비주류에 가까웠던 콘솔 게임이 올해를 기점으로 주요 게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 2월 스마일게이트가 물꼬를 튼 데 이어 넥슨,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이 콘솔게임 출시를 준비하며 서구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콘솔이 보편화돼있는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규 수익원을 고민하는 국내 게임사들 입장에서 반드시 공략해야할 곳으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58억2600만 달러로, 전체 게임 시장의 약 26.6%를 차지한다. 특히 북미·유럽 시장에서 40%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주요 게임사부터 중소업체들까지 모바일, PC, 콘솔 기기를 넘나드는 플랫폼 확대와 장르 다변화에 나서며 시장 진출 성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크로스파이어X 메인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올해는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2월을 시작으로 서구권 시장의 진출을 본격화했다. 가장 먼저 콘솔 버전 FPS(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X'를, 이틀 뒤에는 PC버전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스트아크'를 출시했다. 
 
크로스파이어X는 현재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진 않지만 글로벌 IP 경쟁력을 토대로 영화, 드라마, 테마파크 등과 연계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 사업으로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현재 서구권 시장에서 가장 성과를 보이는 게임은 로스트아크로 지난 2월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동시 접속자수 132만명으로 역대 2위에 올라서는 등 흥행 궤도를 달리는 중이다.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출시 3주만에 글로벌 누적 회원수만 2000만명에 이르러 향후 콘솔 버전 출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트아크 경우 콘솔버전으로 나오진 않았으나 엑스박스 게임패드가 지원된다.
  
넥슨은 오는 6월28일 스팀과 PC·콘솔 플랫폼에서 8억 5000만명의 글로벌 팬덤을 갖춘 '던전앤파이터' 지적재산(IP)을 활용한 'DNF 듀얼'을 출시한다. DNF Duel은 2.5D 그래픽 기반 대전 격투 게임으로, 격투 게임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등으로 유명한 일본 아크시스템웍스와 네오플이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카트라이더:드리프트', 프로젝트 매그넘, 아크 레이더스 등을 콘솔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의 대표 IP 중 하나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경우 PC와 콘솔 모두 대응이 가능한 크로스플레이 버전의 레이싱 게임으로 비슷한 장르의 닌텐도 마리오 카트의 아성을 넘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TL.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연내 기대작 TL(Throne and Liberty)과 길드워2를 스팀을 통해 출시한다. TL은 엔씨의 PC·콘솔 신작으로, 지난 17일 공개한 TL 트레일러 영상 조회수는 860만회를 넘었다. 특히 전체 조회수 절반 이상이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유입되고 있다. 길드워2는 엔씨의 북미법인 '엔씨웨스트'의 개발 스튜디오 '아레나넷'이 제작한 PC온라인 MMORPG 게임으로, 그동안 엔씨가 해외에 출시한 게임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게임이다. 앞서 지난 2005년 길드워는 글로벌 700만장 이상 판매됐고, 2012년 '길드워2'는 100만장 이상 판매된 바 있다.
 
넷마블은 연내 기대작 '오버프라임'을 PC·콘솔 버전으로 선보인다. '오버프라임'은 에픽게임즈가 개발하던 MOBA게임 ‘파라곤’의 에셋을 활용해 만든 3인칭 슈팅과 MOBA 장르가 혼합된 PC 게임으로 두 팀이 서로의 기지를 파괴하는 전략 액션 게임이다. 이 게임은 스팀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며, 지난 1월 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단 이틀동안 진행된 비공개 시범 테스트에는 총 139개국에서 5만7000명이 참여하며, 게임성을 검증했다.
 
펄어비스는 주력 IP인 '검은사막'을 지난 2019년 일찌감치 콘솔 버전으로 출시해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검은사막 콘솔 크로스플레이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플랫폼에 관계 없이 한 서버에 모여 검은사막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2020년 3월 시작해 2주년을 맞았다. 크로스 플레이 도입 후 1개월 간 복귀 이용자 350%, 신규 이용자 250%가 늘었으며, 현재는 누적 가입자 수 41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엔 지난 2월말 기준 검은사막의 북미 및 유럽 지역 직접 서비스 이후 약 한 달만에 판매액 약 200억원을 달성했다. 이외에 연내 콘솔버전의 '붉은사막'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스마일게이트가 가장 먼저 서구권 시장을 중심으로 불모지였던 콘솔 시장 개척에 나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이후 엔씨소프트, 넥슨, 펄어비스 등도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서려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콘솔 비중이 3분의1 정도 규모인 만큼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고, 초반부터 높은 완성도를 요구하는 콘솔작품에서 게임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GOTY'(올해의 게임)에 선정되는 경우가 많다. 향후 'GOTY'상을 받는 업체들이 나오면 국내 K게임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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