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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00달러 아래로 '뚝'…"주춤할 뿐 안심 일러"
브렌트유 99.91달러, WTI 96.44달러
일주일새 20% 급락…러시아-우크라 협상 등 유가 억제
지정학적 리스크 계속…100달러 상회 전망 여전히 유효
2022-03-16 14:21:50 2022-03-16 14:37:08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파르게 올랐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폭락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배럴당 200달러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 유가는 전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다만 주요 산유국의 원유 증산과 중국 경제활동 봉쇄조치 등 하락 요인이 일시적인 만큼 유가가 100달러 이상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6.57달러(6.4%) 떨어진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였던 지난 8일 배럴당 123.70달러에서 일주일 만에 20% 이상 하락한 것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99.91달러로 마감했다. 3주 만에 100달러 아래로 마감됐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국제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미국과 캐나다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영국은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치솟는 유가와 인플레이션 공포가 상당 부분 진정된 데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8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4%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2.92% 급등했다. (뉴욕 AP=연합뉴스)
 
주요 산유국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막으면서 유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전망치가 배럴당 200달러로 가장 높았고고, 골드만삭스는 175달러, JP모건은 185달러를 전망했다.
 
국제유가를 끌어내릴 것은 결국 유가 급등의 원인을 제공한 러시아가 전날부터 우크라이나와 평화회담을 재개해 시장의 공포를 다소 진정시킨 영향이 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양국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부여, 비무장화 등을 안건으로 4차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에 나선 것도 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로나 확산으로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는 선전시가 전면 봉쇄됐다. 선전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함께 중국의 4대 도시이다.
 
도요타 장춘 공장, 폭스콘 선전 공장 등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원유 소비가 줄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유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부터 이틀간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금리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라는 점도 유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유가 급락이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히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지속되며 배럴당 200달러 수준까지 상승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산유국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가 경제제재 대상에 놓이며 원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올해 중반까지 원유 수요가 갈수록 늘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한 미국, 유럽 등에서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한 타격이 이달 말부터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UBS는 CNN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 감소분을 메우기 어렵다는 전제 하에 "유가가 6월 말까지 배럴당 12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091.3원, 경유는 2019.46원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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