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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탑, 호재성 공시 직후 유증에 투자자 분통
"실권주 방지 위한 궁여지책" 지적
한탑 유증, 모집주선인 방식으로 실권주 리스크 커
2022-03-08 06:00:00 2022-03-11 10:06:15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투자주의 환기종목 해제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던 한탑(002680)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하면서 투자자들의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호재로 주가가 상승한 당일 장 마감 이후 유증 계획을 공시하면서 기존투자자들의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탑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0억8500만원을 조달한다. 유증 발행 예정가격은 1090원으로 신주 발행 물량은 총 650만주다. 이는 한탑의 발행주식총수(2826만9988주)의 22.99%에 해당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탑의 이번 유증 결정에 대해 일각에선 호재성 공시를 활용한 주주우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주의 환기종목 해제 공시 호재가 주가에 반영되는 시기에 맞춰 유증 카드를 꺼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코스닥기업들의 경우 유상증자 공시를 전후해 실적공시나 수주공시 등 호재성 공시를 남발하는 경우가 있다”며 “유상증자 실권방지를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탑의 유상증자는 인수인의 잔액인수가 없는 모집주선인 방식으로 실권주에 대한 리스크가 큰 편이다. 인수인 잔액인수 방식은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대표주관사가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잔액을 인수하는 조건이다. 청약 흥행여부와 상관없이 안전하게 최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부분의 상장사들이 인수인 잔액인수 방식을 택한다. 
 
반면 모집주선인 방식은 실권주의 발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규모 실권주 발생 시 자금 조달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탑의 경우 구주주 청약 이후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가 없는 구주주 100% 청약 방식으로 구주주 청약에서 미청약 물량은 전량 미발행 처리된다.
 
이 관계자는 “주주배정 유증에서 잔액인수 조건이 없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실권주 수수료를 납부할 여력이 부족했거나, 해당 기업의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탑의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한탑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8억원(연결 기준)의 영업손실을 봤으며, 2020년 103억원, 2021년 46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 만약 올해도 영업손실이 발생할 경우 4개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유증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이던 한탑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에서 해제 공시 이후 지난 4일 가격제한폭(29.96%)까지 상승했던 한탑의 주가는 이날 13.64% 급락한 13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탑의 유상증자는 모집주선인 방식에 실권주의 일반청약 조건이 없는데, 이는 발행제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업의 자금조달 여력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우려가 있는 기업을 사전에 지정해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한탑의 경우 2020년 감사보고서가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을 받으면서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됐으며, 지난 3일 2021년 감사보고서 제출을 통해 투자주의 환기종목에서 해제됐다.
 
7일 기준 한국거래소가 투자주의환기 종목으로 지정한 코스닥 기업은 총 51개 기업이다. 이중 지난해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유네코(064510), 소리바다(053110), 시티랩스(139050), 에프앤리퍼블릭(064090), 코스나인(082660), 루멘스(038060), 루트로닉(085370), 엔지스테크널러지(208860), 우리로(046970), 세코닉스(053450), 씨엔플러스(115530), UCI(038340), 메카로(241770), 오리엔트정공(065500), 비디아이(148140), ITX-AI(099520), 스킨앤스킨(159910), COWON(056000), 제이웨이(058420), 코스온(069110), 파루(043200), 테라셈(182690), 파나케이아(058530), 아스타(246720), 인피니티엔티(016670), 좋은사람들(033340), 태웅(044490), 크루셜텍(114120), 씨씨에스(066790), 티엘아이(062860), 한창바이오텍(043090), 원풍물산(008290), 유테크(178780), 명성티엔에스(257370) 등 34개 기업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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