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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학교2021’ 조이현, 무던해서 그렇게 나올 수 있던 여유
“마음 비우고 나니 오히려 좋은 결과 나왔다”
2022-01-21 12:02:00 2022-01-21 12:02: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누군가는 무던하다는 말이 요즘 같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열정적이지 않음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힘들어하지 않고 넘길 수 있는 것도 무던함이다. 배우 조이현은 이런 무던함을 가진 사람이다. 치열하게 부딪혀야 하는 배우 세계에서 무던함이 독일 될 것도 같지만 오히려 장점이 되는 배우가 바로 조이현이다.
 
2017년 드라마 학교 2017’ 이후 오랜만에 학교 시리즈가 돌아왔다. 조이현은 학교 2021’에서 어릴 때부터 목수가 꿈인 진지원 역할을 맡았다. 5개월 동안 쉼없이 달려온 조이현은 오랜만에 잠을 많이 잘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잠을 자는 걸 좋아해서 10시간 이상 잤다. 그랬더니 빠졌던 붓기가 다시 올라왔다. 촬영을 하면서 새벽같이 일어나 드디어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됐나 싶었는데 촬영이 끝나자마자 늦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걸 보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이현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잠이라고 했다. 심지어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10시간에서 12시간씩 잠을 자야 개운하게 잤다고 할 정도란다. 그렇다 보니 조이현의 부모님은 조이현이 배우 생활을 하면서 늦잠을 잘까 봐서 걱정을 했을 정도다. 조이현은 신기한 게 한 번도 알람을 못 들은 적이 없다. 알람을 5개씩 맞춰 놓고 자지만 첫 번째 알람을 듣고 일어난다. 아무래도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다같이 일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잠이 없어지는 것도 일찍 일어나는데 한 몫을 한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향이 자신이 연기한 지원과 비슷하다고 했다. 조이현은 즐겨 하는 취미가 넷플릭스를 보는 거다. 좋아하는 장르의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16부작이라도 무조건 다 봐야 한다. 잠을 아껴가면서 밤새 드라마를 다 본다. 지원이도 자신이 좋아하는 목공을 위해서라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나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학교 2021' 조이현 인터뷰.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그렇다 보니 조이현은 지원의 모습에서 18살 조이현을 자주 떠올리게 됐단다. 극 중 지원은 목수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하지만 자신의 한계 때문에 좌절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조이현이 학창시절 자신의 슬럼프를 친구의 도움으로 극복을 한 것처럼 극중 지원 역시 슬럼프를 친구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극복을 한다.
 
이런 모습에서 조이현은 한림예고 시절의 자신을 보게 됐다. 그는 뮤지컬과여서 노래로 연기를 해야 하는데 노래가 부족했다. 노력을 해도 선천적인 것이 극복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불만이 쌓이고 그만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런 좌절의 순간을 극복한 것은 조이현이 가진 무던함이었다. 그는 성향상 언젠가 괜찮아 질거야라고 생각을 하는 편이다. 잘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뭐가 어떠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알려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 덕분인지 여전히 동기들이 친해서 졸업을 하고도 여전히 단톡방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친구들이 제가 활동할 때 많이 응원을 해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도 조이현은 촬영 현장에서 비슷한 나이의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조이현은 오빠나 언니가 있기도 했고 나보다 어린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다들 친구처럼 편안하게 배역의 이름을 불렀다. 그렇게 하다 보니 다들 친구처럼 지냈다고 말했다.
 
특히 조이현은 극 중 지원과 몰려 다니는 친구들 역할을 한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다들 스케줄이 어떤지 잘 안다. 내가 하루에 많은 장면을 매일 찍어야 하니까 많이 배려해줬다. 비타민을 주면서 체력 관리를 하라고 해주기도 하고 내가 젤리를 좋아하는데 매일 젤리를 주기도 했다정말 친구 같이 지내서 잘 촬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조이현은 늘 감독에게 의지하면서 연기를 하는 스타일이란다. 더구나 지금까지 작품들이 주로 선배들과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감독에게, 선배에게 의지를 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또래 배우들과 연기를 해야 했다. 더구나 드라마 연기에 첫 도전인 배우들도 있었다. 그렇다 보니 조이현은 그나마 작품 경력이 있는 자신이 기둥 역할을 해야하는 것 아닌지 걱정을 했단다. 그는 물론 감독님에게 많이 의지를 하긴 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또래 배우들의 열정에 에너지를 받았다. 그들의 열정에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이현은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만 사회에서 좋은 인연을 맺은 배우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상파 첫 도전 작품인 배드파파에서 만난 신은수, 윤서아, 이은샘과는 아직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번에 커피차도 보내줬다좋은 일이 있을 때 소식을 알려 준다거나 힘든 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든든한 친구들이다. 이런 걸 보면 스스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학교 2021' 조이현 인터뷰.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지원은 극 중 목수가 되고 싶어하지만 엄마의 반대로 인해 힘들어 한다. 하지만 조이현은 지원과 달리 부모님이 자신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줬다고 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한림예고 뮤지컬과를 가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많이 놀라셨다. 부모님에게 뭔가를 하고 싶다고 한 게 처음이었다부모님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면서 고마워 하셨다고 말했다.
 
한 번 자면 10시간씩 자고 고등학교 진학 전까지 뭔가 하고 싶다는 말을 해본 적 없는 삶. 이에 조이현에게 뮤지컬과를 간다고 하기 전까지 삶이 무료했던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대번에 맞다고 했다.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군데 학원을 다니고 중학생이 돼서도 흥미가 없는, 무료한 삶을 살았던 학생이었단다. 그런 조이현의 무료했던 삶을 바꾼 게 뮤지컬 위키드였다.
 
조이현은 중학교 3학년 때 위키드를 보고 너무 재미있고 계속 생각이 나서 두 번이나 봤다. 그때 뮤지컬에 대해 알아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가고 싶은 고등학교 1지망, 2지망을 써내야 했는데 가고 싶은 학교가 없었다. 때마침 한림예고가 집에서도 가깝고 당시 유일하게 뮤지컬과가 있어서 가고 싶다고 했다고 했다.
 
그렇게 뮤지컬과를 가게 된 조이현은 이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배우 연습생으로 2년 동안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여러 작품의 오디션을 보게 됐다. 그는 데뷔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처음 오디션에 떨어질 때는 속상했다. 하지만 성격상 붙을 작품은 붙겠지라고 생각을 편안하게 갖게 됐다. 마음을 비우고 나니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조이현은 걱정하는 건 나만 피곤하다. 한 번 사는 건데 내일을 걱정해서 무엇을 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의 큰 목표가 배우로 크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오늘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런 무던한 성격 때문에 그는 언성을 높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단다. 조이현은 체력적으로 힘들고 성격이 귀찮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이현은 자신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바라보기 때문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힘든 건 어차피 지나가더라. 힘든 건 힘든 거고 당장 안 되더라도 나중에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편이다고 했다. 이런 것이 욕심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님 자신이 긍정적인 성격인지는 스스로도 모르겠다고 했다.
 
올해 24살인 조이현의 생각을 들어보면 애늙은이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조이현은 애늙은이라는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부모님도 저에게 많이 이야기 하신다. 그러면서 그런 성격이라 다행이라 하신다고 했다. 이어 배우라는 직업상 상처 받을 일이 생길 수 있는데 나는 생각 보다 많지 않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낙담하거나 깊게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동료 배우들이 이런 내 마음가짐을 닮고 싶어 하더라고 했다.
 
 
'학교 2021' 조이현 인터뷰.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조이현은 무던한 성격이라고 해도 연기마저 무던하게 하는 건 아니다. 본인에게 연기가 무엇인지를 묻자 처음에는 재미, 혹은 흥미였단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것이 신기했고 재미있었단다. 신인 때는 분량이 그리 많지도 않아서 부담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선배 배우들이 그저 연예인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하면서 드라마 덕분에 장기 기증 환자가 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단다.
 
그는 지금은 책임감이 있다. 드라마가 사람들의 유행을 바꾸기도 하고 사회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내 배역과 분량이 늘어갈수록 좋은 사람에 대한 책임감이 커져간다고 했다. 그렇다고 자신이 선한 영향력을 주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첫 주연이다 보니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팀을 꾸려 처음 일을 해봤다. 수개월 동안 가족보다 많이 본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렇다 보니 선한 영향력 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처음이라 잘 챙겨주지 못한 아쉬움, 미안함이 컸단다.
 
조이현이 가진 무던함은 결국 이 배우에게 예민하지 않기에 가질 수 있는 여유를 주었고 그렇기에 주변을 둘러 보며 주변 사람을 챙길 수 있는 마음을 준 게 아닐까 싶다
 
'학교 2021' 조이현 인터뷰.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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